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권에 조국사태 못지 않은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
지난해 6·13 지방선거와 관련 자유한국당 소속 김기현 전 울산시장을 낙선시키기 위해 당시 울산지방경찰청장이었던 황운하 현 대전지방경찰청장이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하명을 받아 권력의 충견 노릇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정치권에 메가톤급 태풍을 몰고오고 있다.
이에 대해 송인택 당시 울산지검장이 "황운하 울산지방경찰청장이 (당시) 민정수석이었던 조국에게 잘보이려 사람 죽이는 수사를 했다"는 폭탄성 발언을 해 정치권에 큰 해일을 몰고 왔다.
지난해 울산지방청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기현 울산시장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정치적 흠집을 냈고,결국 선거에서는 울산의 노무현으로 불린 송철호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이와 관련 조국 민정수석은 2012년 19대 총선에서 송철호 후원회장을 맡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조국 민정수석의 개입 의혹을 키우고 있다.
검찰은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경찰의 수사가 청와대 민정수석실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황운하 현 대전지방경찰청장과 조국 전 수석에 대한 광범위한 수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19일 울산지검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퇴임 소감을 밝히는 송인택 전 울산지검장
한편 당시 사건을 진두지휘했던 송인택 전 울산지검장은 김기현 전 시장과 주변 인물들에 대해 모두 무혐의 처분을 내렸고 이례적으로 95쪽에 달하는 불기소 결정문을 통해 "수사 공정성과 정치적 중립성, 수사권 남용의 논란을 야기한 수사"라며 경찰의 무분별한 공권력 남용을 비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울러 송인택 지검장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당시 경찰 수사를 "누구를 죽이기 위한 수사를 한 거"라 규정하고 "자기 출세와 정치적 목적을 위해 선거를 망치고 국가의 기본을 무너뜨렸다."며 황운하 청장을 강도 높게 비판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황운하 청장은 수사를 댓가로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 공천을 약속받았다는 소문도 파다해 자기 출세와 정치적 목적을 위해 권력의 충견 노릇을 했다는 송인택 전 울산지검장의 주장을 뒷빋침하고 있다.
울산경찰청장 재직 중 이뤄진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수사를 둘러싼 청와대 하명 의혹에 대해 27일 해명하는 황운하 대전경찰청장
한편 뇌물혐의로 법원에 의해 구속영장이 발부된 유재수 전 부산 부시장과 관련해서도 여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유재수 전 부시장은 부산 부시장으로 임명되기 전 조국사태에서 자주 거론된 사모펀드를 총괄하는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직을 수행했다.
그는 2017년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 재직시절 사모펀드 운용사 등 3~4곳에서 50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으나, 어떤 수사나 징계도 받지 않았다.
그가 징계를 받지 않은 배경에 '윗선의 지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2017년 그에 대한 비리혐의를 포착하고 감찰을 진행한 곳도 중단을 결정한 곳도 민정수석실이었다. 당시 청와대는 금융위에 감찰 사실을 통보했는데도 유 전 금융정책국장은 아무런 징계를 받지 않았다. 이에 검찰은 민정수석이었던 조국 전 장관을 조만간 피고발인 신분으로 소환할 것으로 전해졌다.
유 전 국장은 청와대 감찰까지 받았는데도 징계를 받지 않았고, 오히려 더불어민주당 수석전문위원과 부산시 부시장으로 영전을 거듭했다. 그는 노무현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대통령의 일정·의전을 담당하는 수행비서 역할을 해온 인물로, 문재인정부에서도 정권 실세들과 인연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유 전 국장에 대해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며, 법원은 "범죄 혐의가 모두 소명된다"는 이유로 27일 밤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한편 유재수 전 금융정책국장이 부산 부시장으로 간 배경과 관련,오거돈 부산시장과 조국 전 민정수석과의 관계,그리고 지난 조국사태 때 일부 매체에서 흘러나온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오거돈 시장 캠프 돈세탁 의혹과 관련해서도 철저한 수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주은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