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시의회 A모 의원이 지난 25일 송학면 한 이장집에서 화투판을 벌이다가 출동한 경찰에 의해 도박혐의로 입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A모 의원은 제천뉴스저널과의 통화에서" 이장댁에서 두부를 했다는 연락을 받고 갔다가 지인들끼리 잠시 화투를 하게 됐다"며.(부적절한 일에 연루돼) "부끄럽고 창피하다"는 뜻을 밝혔다.

아울러 "죄가 있다면 처벌을 받겠다"며 반성의 뜻을 나타냈다.

당시 이장집에서 이뤄진 화투판은 5명이 모여 1만원을 상한가로 정한 고스톱판으로 판돈은 총 17만5천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A모 의원은 당시 5천원을 꺼내놓고 화투를 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증거품으로 5천원이 압수됐다.그렇다면 이런 경우 A모 의원은 도박죄로 처벌받을 수 있을까?

형법 제246조에 따르면,재물로써 도박한 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 또는 과료에 처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 상습적으로 도박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다만 일시 오락 정도에 불과한 때에는 예외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도박의 시간과 장소, 도박을 한 사람의 사회적 지위 및 재산 정도,도박을 하게 된 경위 등에 따라 유무죄를 판단하고 있다

수원지법은 2015년 9월 매회 500원~1000원을 걸고 40분간 카드 도박(훌라)을 한 혐의로 기소된 동네 주민 5명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주민들이 최초로 가진 금액 합계가 11만8000원이었으며, 돈을 따거나 잃은 금액을 볼 때 일시적인 오락에 불과하다"고 판시했다.

또한 울산지법은 2015년 6월 울산의 한 식당에서 판돈 41만원 상당의 도박(훌라)을 한 혐의로 기소된 대기업 노조위원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압수된 판돈이 41만원 상당으로 수입과 재산에 비춰 적고 도박죄 전과도 없어 일시 오락에 불과해 보인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전주지법은 2015년 5월 1점당 500원에 약 40회에 걸쳐 판돈 28만6000원을 걸고 고스톱을 친 김모씨 등 2명에 대해선 유죄로 판단해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3명 중 가정주부, 무직자 등이 있어 1점당 500원이 고액인 점, 고스톱을 칠 당시 처음 만난 사람이 있는 점, 비교적 긴 시간인 1시간 15분간 진행된 점 등을 고려할 때 오락으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도박 사건의 경우 유무죄를 따질 때 판돈 액수 등 정해진 기준은 없지만, 도박의 목적과 도박에 참여한 사람들의 관계,도박을 얼마나 자주,오래 벌였는지 등 당시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경찰은 통상 판돈이 20만원 이하이고,참가자 중 도박 전과가 없으면 훈방이나 즉결심판 회부 등으로 종결하나 상습성이 인정되고 참가자중 도박 전과자가 있으면 형사입건 한다.

A모 의원은 도박전과가 없고 경찰이 단속할 당시 고스톱이 세판만 이뤄진 점에 비춰보면 형사처벌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당시 5천원만 꺼내놓고 화투를 즐긴 점을 고려하면 정상참작의 여지는 충분할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당시 화투를 즐긴 5명 가운데 동종전과가 있는지 유무와 5인 이상 집합금지 기간에 이장집에 8명이 모여 5명이 화투판을 벌인 점은 불리한 요소로 판단된다.
 

이와 관련 5인 이상 집합금지 명령을 위반한 8인에 대해서는 제천시는 1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A모 의원의 이번 사건은 코로나로 인한 집합금지 명령 기간내에 이뤄진 점에서 도덕적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나, 도박과 오락의 기준점에서 보면 형사처벌은 별개로 판단된다.(주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