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2월 퇴직하는 공무원부터 공무원 연금 지급 연령이 정년퇴직 나이인 60세 이후로 늦춰지면서, 퇴직 이후에도 연금을 받지 못하는 '소득 공백자'가 170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이런 소득 공백자는 점차 확대돼 2033년까지 공무원연금을 받지 못하는 소득공백 퇴직 공무원이 누적 96 만명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15년 정부와 여야는 재정 고갈 우려 등을 이유로 공무원 연금 체계 개편에 합의했다. 연금법 개정 등을 통해 정부는 '많이 내고 적게 주는' 기본 개편에 더해 연금 지급 연령도 정년 보다 늦추기로 했다. 

1996년 이후 공직에 입문한 공무원부터 연금 지급 연령은 정년 퇴직 연령(60세) 보다 순차적으로 뒤로 미뤄진다. 

△2016~2021년 퇴직자는 60세부터 연금 지급 △2022~2023년 퇴직자는 61세 △2024~2026년 퇴직자는 62세 △2027~2029년퇴직자는 63세 △2030~2032년 퇴직자는 64세 △2033년 이후 퇴직자는 65세부터 지급하는 식이다.  

이에 따라 정년 퇴직을 해도 연금을 받지 못하는 '소득 공백' 공무원이 올해부터 처음 발생하게 됐다. 올해 퇴직하는 1700명의 정년퇴직자가 길게는 1년 넘게 소득공백 상태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예상대로라면 소득 공백자는 앞으로 점차 늘어나게 된다. 

1996년 이후 공직에 발을 디딘 공무원 숫자를 계산해 보면, 연금을 받지 못하는 소득 공백자는 2033년까지 100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연금공동투쟁본부가 공무원 연금공단의 2021년 연금통계자료를 활용해 재직기간 별 인원 통계로 추산한 결과, 1996년 이후 임용된 공무원 수는 전체 직렬을 합산해서 96만6841명이라는 주장이다. 

공투본 측은 "2015년 공무원 연금 개혁 당시 정부와 여야가 국민대타협 기구 합의문을 작성해 공무원 연금 지급개시 연장에 따른 소득공백 해소, 정년 연장 방안 마련을 약속했지만 7년이 지난 지금까지 아무런 논의가 없었다"며, “지난 5년간 최저임금은 매년 7.4% 인상할 동안 공무원보수는 1.9%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5~6% 달하는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실질임금인상분은 삭감됐고, 최저임금 아래 9급 공무원이 있는 지경"이라고 한탄했다.

내년도 공무원 보수 1.7% 인상률은 사실상 실질임금 –6%대의 삭감 조치란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국회 입법조사처 자료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은 연령차별 금지를 통해 공무원 정년이 없으며, 정년과 연금 수령 나이가 일치한다. 일본도 정년퇴직과 연금수령 나이가 모두 65세며, 독일과 프랑스도 67세로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금공투본은 △소득공백 해소 쟁취 △연금특위 사회적 대화 기구 설치 △공무원연금 개악 저지 △실질임금 상승을 위한 공무원보수 법제화 기구 설치 등을 촉구했다.(주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