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 떼려다 혹 붙인 박영기 시의원,전지가위와 메모 "선의와 협치"의 쪽지라 강변했지만.....
14일 밤 제천시의회 이재신 부의장 자택 마당에 놓아둔 메모지 및 전지가위와 관련해 주거침입죄와 협박죄 혐의를 받고 있는 국민의힘 박영기 의원이 편지를 "선의와 협치"의 쪽지라고 강변했다. 박 의원은 20일 개인 명의의 보도자료를 배포하며,다수 의석을 가진 국민의힘 원내대표임에도 불구하고,만남을 요청하는 카톡을 남기고 집에 찾아가 30분을 넘게 기다리며,삼고초려의 마음으로 예결위 파행을 수습하기 위한 마음을 전하기 위해 쪽지까지 남겼다고 주장했다.
“형님 다녀간다. 30분이 지나도 오지 않네.연락 바란다. 귀한 인연이길...”이란 쪽지를 남겼으며,행여 바람에 날아갈까 주변을 살펴 조경용 가위로 쪽지를 눌러놓았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어느 누가 이러한 쪽지를 보고 흉기를 이용한 협박이라고 생각할 수 있단 말이냐"며,오직 더불어민주당 이경용 위원장 뿐 일 것이라고 주장했다.이는 자신의 행동에 대해 비판 성명을 낸 더불어민주당 제천단양지역위원회 이경용 위원장에 대한 불만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메모지에 호칭이 생략된 채 이재신이라고 지칭한 점 그리고 처음 시작 문구가 "이재신! 형님 다녀간다"라고 시작하는 점 등을 들어 의도성이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또한 의회내에서 대화를 할 수 있음에도 밤에 집까지 찾아가 메모지에 전지가위를 올려 놓은 행동에 대해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결코 바람직한 행동이 아니라는 견해도 있다.기자와의 통화에서 국민의힘 주요 관계자가 전한 내용이다.
이를 반증하듯 20일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는 박영기 의원 개인 명의로 돼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박 의원은 해당 보도자료를 마치 국민의힘에서 배포한 것처럼 정치공세로 일관했다.
박 의원은 메모지가 바람에 날아가지 않도록 전지가위를 올려놓았다고 했지만 전지가위가 편지가 날아가지 않도록 중심부에 놓여 있지 않은 점과 전지가위 말고도 메모지가 날아가지 않도록 놓아둘 물건이 있음에도 궂이 전지가위를 올려 놓은 점 등을 들어 의도성이 다분하다는 시각도 있다.
주거침입죄에서 주거는 주거에 사용되는 건조물뿐 아니라 부수되는 정원도 포함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대법원 2009도4335 주거침입죄 판례에 있어 주거라 함은 단순히 가옥 자체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 정원 등 위요지를 포함하는 것이라고 판시하고 있어 박영기 의원의 주장에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보는 견해도 존재한다.
따라서 이 문제를 법적 다툼으로 이어가지 말고 정치적으로 풀어 제천시의회가 대타협의 전향적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는 바람도 있다.이재신 의원도 8년 선배나 되는 박영기 의원에게 무례한 점은 없었는지를 살펴야 햔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얽힌 실타래를 풀기 위해서는 전제조건이 박 의원의 진정성 있는 자기반성과 사과가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 보다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밤에 약속도 없이 불쑥 집으로 찾아가 전지가위와 메모를 남긴 행동을 "선의와 협치"의 쪽지라고 강변한다면 제천시의회의 협치는 산에 가서 물고기를 찾는 연목구어(緣木求魚)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덧붙여 보도자료는 공공성과 공익성이 담보돼야 한다.이와 같은 조건이 선행되지 않는 한 당의 공식적인 논평이 아닌 정치공세로 일관하는 개인의 주장 전문을 언론이 게재할 수는 없다. (주은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