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비행장 소유권 이전 시계제로,제천시 행정 불시착

국방부는 2021년 12월 '국방개혁 2.0 과제'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군사시설 조성 추진 계획에 따라 군사시설 보호구역 905만㎡(여의도 면적 3.1배) 해제를 결정했다. 

군사시설 보호구역 해제에 제천비행장이 포함된 것은 제천시와 제천비행장 찾기 범시민추진위원회(위원장 송만배)의 노력이 큰 몫을 했다. 

이와 관련 이상천 전 제천시장은 2022년 3월 기자회견을 통해 “이는 지난 30여년간 지역 정치인, 시민사회단체, 특히 2021년 출범한 범시민추진위원회 등 제천시민 전체가 끈질기게 노력해 이루어낸 귀중한 성과”라며,“반환 마무리는 민선8기의 몫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민선8기 들어 제천비행장 반환 계획이 시계제로 상태에 빠졌다.  

곧 시민의 품으로 돌아올 것 같았던 제천비행장이 민선8기 김창규호가 출범하고 나서 매각 협상에 대한 가시적 성과를 보여주지 못한 채 허송세월만 보내, 제천비행장 반환에 대한 시민 염원을 시계제로 상태에 빠트리고 만 것이다. 

제천시는 지난 8일 시청 박달재실에서 ‘제천비행장 기본계획 수립용역 착수보고회’를 개최했다. 

그런데 제천시는 국방부와 진전된 매각 협상이 없었음에도 제천비행장 기본계획 수립용역 보고회를 열었다. 

이러한 제천비행장 활용을 위한 용역발주는 결국 남의 집 재산에다 말뚝박고 집을 짓겠다는 황당한 행정으로 이는 시계제로의 비행장에 불시착하는 위험천만한 행정이라 아니할 수 없다. 

제천시 재산으로 소유권이 완전히 이관되고 나서 용역발주가 이뤄져도 늦지 않음에도 엄연히 남의 재산에다 용역을 발주해 귀한 혈세만 날리게 됐다. 

매각에 대한 국방부와 기재부의 방침이 서지 않았음에도 언감생심 무상양여를 주장하는 황당한 여론몰이에 대해서도 제천시가 (국방부와 접촉을 통해)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당장 팔 생각도 없다는데 무상으로 가져오자는 주장은 시민의 여론을 현혹시킬 수 있으며, 비행장 소유권 이전에도 보탬이 되지 않는 주장일 뿐이다.  

이제 민선8기 김창규호에 분명한 과제가 주어졌음이 명백해졌다.제천비행장을 온전히 제천시 소유권으로 이관하는 과제가 주어진 것이다. 

민선8기 김창규호는 제천비행장 무상양여에 대한 주장이 현실성이 없으며, 국방부와 진지한 매각협상을 벌이겠다는 뜻을 시민께 밝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제천시의회와도 충분한 논의를 거쳐야 한다.예산이 수반되는 문제는 제천시의회와 사전 협의를 거치 것이 마땅하다. 최소 수백억원이 혈세가 투입돼야 하는데 이에 대한 제천시의회와의 의견조율이 필요하다. 

문제는 제천시 역량으로 제천비행장 매각협상을 진행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국유재산법에 따라 매각은 기재부에서 진행하는데 국방부 소유의 국유재산 매각에 제천비행장을 포함시키는 문제는 군사보호구역 905만㎡ 해제에 제천비행장을 포함시킨 것 같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제천비행장을 관할하는 국방시설본부 충청시설단에서는 당장 매각 방침이 없음을 밝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헬기예비작전기지로써의 용도는 폐기됐지만 국방과학연구소의 실험기지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매각에 대한 국방부의 어떤 방침도 없음이 명백해진 것이다.  

따라서 이제는 국방부 소유의 국유재산를 매각할 때 제천비행장을 포함시키는 방법과 함께 제천비행장만을 놓고 매각협상을 벌이는 두 가지 방법 모두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제천시가 지역 국회의원을 비롯해 박덕흠,이종배 등 충북 여당 국회의원 및 김영환 도지사 등의 지원을 이끌어내는 노력이 필요하다.소외된 충북 북부권의 균형발전을 위해서도 제천비행장이 온전히 제천시민의 품으로 돌아와야 한다는 대의명분을 앞세워야 한다. 

국방부와 기재부를 설득해 제천비행장에 대한 매각공고를 내는 일이 급선무인 것이다.이러한 행정절차를 이끌어내기 위헤서는 정치적 역량이 필요하다. 

제천비행장은 국유재산법에 따라 기재부가 공개 매각 공고를 내야 제천시가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이를 위해서는 먼저 국방부가 제천비행장을 매각하겠다는 결정이 선행돼야 한다. 

이를 위해 제천시가 1년 동안 (국방부와) 어떤 노력을 펼쳤는지 의문이 든다.또한 지역국회의원과 도지사 등에게 어떤 협조를 요청했는지도 궁금하다.지난달 김영환 도지사의 도정설명회 때 제천비행장에 대한 일언반구 언급도 없었다.

구 동명초등학교 부지 약 10배에 해당하는 제천비행장을 제천시 소유권으로 이전하는 일은 어쩌면 군사시설 보호구역 해제보다 어려운 일 일수도 있다.  

제천시는 보여주기식 불시착 행정이 아니라 실사구시의 연착륙 행정을 펼쳐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매각협상의 노력과 함께 제2의 국방과학연구소 등 비 군사시설을 유치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할 것이다. 

아울러 제천산업단지에 국방 5대 신사업인 드론·로봇·우주·유무인 복합기 사업 등을 유치해 방산혁신클러스터를 조성하는 큰 그림을 그리는 일도 필요하다. 

얼마전 국방부가 공모한 방산혁신클러스터에 제천은 명함도 내밀지 못했다. 

제천시는 5만평에 이르는 제천비행장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 고민하기 보다는 먼저 소유권  이전에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소유권 이전보다 더 좋은 방법이 있는지도 아울러 살펴 가장 좋은 청사진을 시민들께 제시해야 할 것이다.  

제천비행장은 현재 엄연히 국방부 소유 재산이다.

제천시는 남의 재산에다 말뚝박고 집을 짓겠다는 불시착 행정을 펼쳐 제천비행장을 시계제로 상태에 빠트리는 일을 더 이상 되풀이 해선 안 될 것이다.(주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