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본회의에서 부결된 예결위 구성안을 의장이 직권상정할 수 있나? 법적 논란 불가피

제천시의회가 전대미문의 사태를 맞고 있다.

민주당 시의원들이 지난 11일 열린 제천시의회 제327회 임시회에서 의결된 제천시의회 제2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구성안이 불법이라며 낸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이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제천시의회의 의사결정이 법원의 판단을 받아야 하는 사상초유의 사태로 발전한 것이다. 

지난 11일 제천시의회 제327회 임시회에서는 제천시의회 제2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구성건과 관련하여 국민의힘 소속 8명으로 위원회를 구성하는 안건에 대해 국민의힘 의원 8명만이 투표에 참가해 이를 부결시켰다.  

이후 이정임 의장이 제1기 예결위 구성안과 동일하게 국민의힘 5명과 민주당 3명을 포함한 8명의 예결위원을 선임하는 안건을 직권상정하여 재적의원 8명 가운데 7표의 찬성으로 예결위 구성안을 통과시켰다. 

민주당 시의원들은 민주당 예결위원들의 의사도 묻지 않고 통과시켰다며, 이는 헌법이 보장한 인격권과 행복추구권 등 기본권의 핵심인 자기결정권에 정면으로 위반되기 때문에 불법이라며,13일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제출했다. 

이에 대해 이정임 의장을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불법이 아니라며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이정임 의장은 예결위원 호선만 한 것이고 의결은 의원들이 무기명 투표로 합법적으로 한 것이기에 절차상 하자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문제는 의장의 직권상정을 규정한 지방자치밥과 제천시의회의 회의규칙에 대한 법리적 검토가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지방자치법 제81조의 위원회에서 폐기된 의안에 대한 규정에 따르면,① 위원회에서 본회의에 부칠 필요가 없다고 결정된 의안은 본회의에 부칠 수 없다. 다만, 위원회의 결정이 본회의에 보고된 날부터 폐회나 휴회 중의 기간을 제외한 7일 이내에 지방의회의 의장이나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이 요구하면 그 의안을 본회의에 부쳐야 한다.② 제1항 단서의 요구가 없으면 그 의안은 폐기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천시의회 회의 규칙 제33조 심사기간 규정에서는  ① 의장은 위원회에 회부하는 안건 또는 회부된 안건에 대하여 심사기간을 지정할 수 있다. 

② 제1항의 경우 위원회가 정당한 이유 없이 그 기간 내에 심사를 마치지 아니한 때에는 의장은 중간보고를 들은 후 다른 위원회에 회부하거나 바로 본회의에 부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 규정을 놓고 보면 상임위에서 제때 심사를 하지 않거나 상임위에서 부결되거나 폐기된 의안에 대해서는 의장이 직권상정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사안처럼 국민의힘 위원 8명으로 하는 예결위 구성안이 본회에서 부결된 것을 위원회에서 다시 논의조차 없이 의장이 바로 직권상정할 수 있느냐는 법적 쟁점으로 님는다. 

법은 본회의에서 부결된 의안에 대해 의장이 직권상정할 수 있는 규정은 만들어 놓고 있지 않다.  

이는 당연히 의회민주주의 차원에서 의장에게 무소불위의 권한을 부여할 수 없기에 본회의에서 부결된 의안에 대해 의장이 다시 직권상정할 수 없도록 한 것이다. 

이는 너무도 당연한 것이며,위원회에서 부결되거가 폐기된 의안 또는 위원회에서 심사가 지체되는 의안에 한해 의장이 직권상정 할수 있도록 규정한 것이다. 

본회에서 부결된 안건을 의장이 다시 직권상정하도록 한다면 대한민국 국회와 대한민국 지방의회가 어떻게 되겠는가? 

따라서 지난 11일  제327회 임시회에서 부결된 제천시의회 예결위 구성건은 여전히 유효하며, 이후 의장이 직권상정하여 통과시킨 예결위 구성건은 지방자치법과 제천시의회 회의규칙에 의하지 않는 행위라고 봄이 타당하다.

그러나 동일 사안에 대해 다시 직권상정을 한다면 이는 분명한 위법이나 국민의힘 소속 의원 8명으로 예결위를 구성하는 안건을 부결시킨 다음 민주당 의원 3명을 포함시켜 예결위 구성안을 재상정하는 것은 내용이 달라졌기에 의장이 직권상정할 수 있다는 것이 현재 제천시의회 법률 지원단의 입장으로 파악되고 있다.

물론 법원의 판단이 어떻게 내려질지는 모르겠지만 본회의에서 부결된 의안을 (상임위에서 재논의 없이) 의장이 바로 직권으로 재상정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법원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그러나 결론적으로는 법원의 판단을 받기 전에 제천시의회가 정치적으로 협치에 기반해 이 문제를  슬기롭게 풀었으면 하는 비람이다.(朱恩澈 編輯局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