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송학을 팔아 먹었는가?혐오시설과 공해시설의 종합선물세트 송학면! 이제는 스크랩(고철) 재활용 공장까지.....

제천시 송학(松鶴)면은 푸른 소나무에 학들이 노닐었다 하여 지금의 지명이 탄생된 아름다운 고장이다.

송학면을 병풍처럼 감싸안은 송학산도 송학천과 무도천 등에 물고기들이 많아 학들이 산에 지천으로 노닐어 송학산으로 불리었다.제천시는 송학면의 유래에 대해 歲歲松風萬古喜(세세송풍만고희) 一飛白鶴千年寂(일비백학천년적) 해마다 솔바람 불어오니 만고토록 즐거움이 가득하고 한 무리의 학이 날아오르니 천년토록 숙연하네!라고 노래한 시에서 유래되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註-시 해석은 기자가 의미에 맞게 조금 다듬은 것이다.시의 출처는 불분명하다.)

이렇듯 송학(松鶴)이란 이름이 갖는 의미와 풍미는 깊다.그런데 이런 송학이 이제는 혐오시설과 공해시설의 종합선물세트로 변질되고 말았다. 

한 지역에 이토록 많은 안 좋은 시설들이 집중돼 있다는 게 쉽게 납득이 안될 정도다.그나마 설치에 투명성을 갖춘 것은 60-70년대 조국 근대화의 바람을 타고 1967년에 건립된 아세아시멘트 정도다.그러나 아세아시멘트로 인해 송학이란 지명의 의미는 사실상 종언을 고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아세아시멘트 말고도 포전리의 화장장과 도화리에 제천 최대 규모의 공동묘지인 공원묘지가 있고 공장 마당을 가득 메워 이제는 차들이 산으로까지 올라갈 태세의 도화리 폐차장도 있다.이뿐 아니라 밭과 산에 철탑의 전선줄이 거미줄처럼 얽혀있다.

송학면 도화리 주변의 철탑과 거미줄 같은 전선 모습(2023.2.13)

곳곳에 축사들은 말할 것도 없고 시곡리엔 폐기물처리 공장과 광산까지 있다.광산의 분진피해로 인해 주민들이 들고 일어난 적도 있다.여기가 끝이 아니다. 폐건축물 처리 업체,농약제조 업체 또한 송학면에 있다. 

아울러 무인텔만도 세개가 송학면에서 성업중이다.혐오시설과 공해시설의 종합선물세트란 오명을 피할 길 없는 게 지금 송학면의 현주소다. 

앞서 언급했듯이 아세아시멘트만 그나마 설립의 투명성을 담보했을 뿐 나머지 시설들은 어떻게 송학면에 자리하게 된 것인지는 의문투성이다.주민들이 너무 순박해서, 아니면 아무것도 몰라 무지해서 이토록 많은 혐오시설과 공해시설이 집중되도록 방치한 것인지,아니면 업자와 곁탁해 송학면을 팔아 먹은 세력이 있는 것인지 의아할 뿐이다.지금 도화리 지곡마을에 설치를 추진중인 스크랩(고철) 재활용 공장에 대해서도 일부 주민들은 업자와 곁탁한 세력이 있다고 믿고 있다.

업체는 돈을 주고 일부 주민은 돈을 받고 스크랩 공장 건립 동의서를 써줬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금 제천시는 송학면에 대해 너무도 무지하다.한 지역에 이토록 많은 혐오시설과 공해시설이 집중돼 왔는데도 수수방관으로 일관했으며,이번엔 송학면에 또 스크랩 공장까지 적합통보를 내줬다.주민들이 머리띠를 두르고 고함을 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제천시민의 영원한 쉼터는 포전리 화장장이 아니고 엄연히 의림지다.그만큼 제천시민에게 의림지가 중요하다는 얘기다.따라서 의림지 수질의 중요성은 강조하고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그런데 의림지 수질의 키를 쥐고 있는 곳이 송학면이란 사실을 제천시는 간과하고 있다.의림지는 피재골과 용두산의 물이 제2의림지 수로를 따라 유입된다.그리고 우수관를 통해서도 유입된다. 

제천시 신속허가과에서 의림지와 가까운 송학면 현장을 나와 보지도 않고 산림훼손 등의 허가를 내줘 난개발에 따른 황토물이 의림지로 유입돼 의림지가 아직도 수질을 회복하지 못하고 푸른빛 대신 녹색빛을 띄고 있다.얼음이 녹으면 겨우내 불순물들이 가라앉아 원래의 푸른빛으로 회복할 수 있기를 기대할 뿐이다.이렇듯 송학면의 난개발은 의림지 수질에 직격탄을 가하기에 현장점검이 필수임을 제천시는 깨달아야 한다. 

그런면에서 이번에 송학면 도화리 지곡마을에 스크랩(고철) 재활용 공장 설치에 적합통보를 내준 제천시의 조치는 너무 원론에만 치우친 페이퍼행정의 결과물로 풀이된다. 오는 27일 열릴 도시계획심의위원회의의 심의 절차를 거쳐 허가가 나간다면 공해시설이 하나 더 추가돼 그야말로 송학면은 혐오시설과 공해시설의 끝판왕이 될 처지에 놓이게 됐다.

송학면의 현실은 전화위복이란 말을 쓸 수도 없는 상황이지만 주민들의 분노의 함성을 통해 제천시가 송학면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주위를 환기시키는 전환점이 되기를 바래본다.그나마 스크랩(고철) 재활용 공장에 대해 정식 허가가 나간 것이 아니어서 불행중 다행이라고 해야겠다.

화장장과 공원묘지,광산과 폐기물 처리 공장,폐차장과 산재한 철탑,농약공장과 폐건축물 처리 공장,축사와 무인텔까지 그리고 회색빛 시멘트공장까지 들어선 송학면! 이제 더는 주민들에게 고통을 주는 시설들이 들어서지 않도록 송학면 주민들을 배려하는 행정이 요구된다.(주은철 기자) 

2023.2.14 스크랩 공장 설치를 반대하며,제천시청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는 송학면 주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