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미술계 VS 제천시 ,시립 김영희 닥종이미술관 건립 놓고 갈등 양상(1부)
제천시립미술관의 올바른 건립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지난 13일 제천시립미술관의 올바른 건립을 위한 제천미술인 및 범미술인 공동성명서를 언론사에 배포하며,가칭 '제천시립김영희닥종이미술관' 건립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제천뉴스저널은 먼저 제천시와 미술계가 의견이 갈리는 주요 쟁점은 무엇인지 살펴보도록 하겠다.
▲제천시와 미술계가 의견이 갈리는 주요 쟁점은?
대부분 언론사는 비대위의 주장과 제천시의 주장만을 그대로 보도해 어떤 주장이 보다 설득력있는지 시시비비가 가려지지 않고 갈등만 깊어지는 양상이다. 비대위의 주장을 요약해서 보도하겠만 의견이 갈리는 핵심은 시립미술관의 주체가 김영희미술관이 되어서는 안되고 제천 미술인들이 중심이 되는 제천시립미술관이 돼야 한다는 것이 제천 미술계의 입장이다.
제천시는 정반대로 김영희닥종이미술관이 제천시립미술관의 주체가 되어야 하며,제천 미술인들과는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을 통해 합작 전시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제천시는 "제천시립미술관의 설립 목적은 명확하다"며,"대중성을 확보한 김영희닥종이미술관을 통해 원도심재생과 관광 활성화을 꾀하는 동시에 예술의전당·시민회관·중앙공원과 연계한 문화클러스터를 원도심에 구축하겠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비대위는 성명서에서 제천시가 김영희닥종이미술관 건립을 추진하면서 미술계를 배려하지 않고 밀실행정을 펼치며,밀어부치기로 일관했다며 맹공을 가했다.
비대위는 "제천시립미술관 건립 추진에 있어 제천시의 일방적이고 독선적인 진행과정과 제천 미술인의 의견이 왜곡되게 반영된 점, 공공성을 저버린 비상식적인 특혜성 사업계획, 합목적성에 부합하지 않는 공간계획과 운영계획 등을 바로잡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또한 비대위는 "제천미술협회원 총 62명 가운데 조사 참가자 58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돌린 결과 김영희 개인 명의의 (닥종이) 미술관 건립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은 1명에 불과하고 54명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나타냈음을 밝혔다. 아울러 "시민과 공공을 위한 제천시립미술관 건립이 필요하다는 의견에는 56명이 동의를 했다"는 사실도 알렸다.
비대위는 "제천 미술역사를 만들어 낸 의미 있는 많은 미술인이 있다"며,"현대미술의 거장 이중섭 화가가 한국의 고흐라 칭송했던 김례호 선생을 비롯해, 제천의 서양화 씨앗을 뿌리내린 윤석원 선생, 한지작업의 창시자 최창홍 선생, 서양화의 거장 안영목 선생, 송계에 시화비를 세운 정대원 선생, 현대조각의 보석인 유영교 선생, 한국예총 예술인대상을 수상한 현수근 선생, 닥종이 인형작가 김영희 선생 등 이들 모두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전에 태어나 제천 미술사의 보배들임에 틀림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서울대 미술대학장을 역임한 조각가 최인수 교수, 도자미술의 최고 권위자 서울산업대 권영식 교수 외에 수많은 제천출신 작가들도 당연히 제천미술사에 족적을 남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역사적 가치와 사실들을 편향되게 해석하여 시립미술관을 계획한 제천시와 관계자들을 강력하게 비난할 수밖에 없다"며,"각기 다른 여러 미술분야의 훌륭한 작가와 다양한 미술세계를 외면하고 미술분야 중 공예, 공예분야 중 한지공예, 한지공예 중 닥종이 작업을 하는 한 작가만을 위해 공공의 미술관을 건립한다는 것이 있을 수 있는 일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비대위는 "제천시민들에게 다양한 미술세계와 지역미술 역사를 접할 기회를 주지않고 닥종이 인형작품만을 보라고 강요하는 것인가?"라고도 반문했다.
아울러 비대위는 "공연장에서 연극도 하지 말고 독주나 합창도 하지 말고 기타 세미나 교육 및 발표회도 하지 말고 오로지 춘향전만을 보라는 것과 같은 제천시의 일방적이고 편협한 주장이 과연 명분있는 합리적인 경제논리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비대위는 "제천시는 그 동안 독선을 반성하고 진행된 모든 상황을 원점으로 돌려야 하며,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의 취지와 목적에 따라 위법과 편법이 없이 진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이어 "미술인들과의 진정한 소통을 통한 시립미술관 건립이 추진되어야 하며,시민과 관람객에 다양한 미술세계를 제공받을 수 있는 기회의 장소로 활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끝으로 "올바른 공립미술관은 가치성과 다양성을 갖춘 내실 있는 수장품을 확보하여야 하며,시민과 외지인들의 접근성을 고려하여 합당한 위치를 선정할 것"을 촉구했다.비대위는 덧붙여 "제천시민의 마음을 모으고, 지역환경에 어울리며, 제천의 혼과 정신이 담긴 명품 미술관을 건립하기를 바란다"는 뜻도 전했다.
이외에도 닥종이 미술관 건립 진행과정의 문제점도 여러가지 나열했지만 주장의 핵심은 제천시립미술관을 김영희 닥종이미술관이란 타이틀로 지금의 위치(구 노인종합복지관)인 원도심에 건립해서는 안되며, 적당한 장소에 제천 미술인의 뜻을 담아 김영희 중심이 아닌 제천 미술인들이 중심이 되는 시립미술관이 건립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는 원도심을 살리고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대중성이 확보된 김영희 공예가를 전면에 내세울 수밖에 없다는 제천시의 계획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어서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그렇다면 어떤 주장이 보다 설득력이 있으며,제천시 발전에도 보탬이 되는 길인지 2부에서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다)
김영희 닥종이 인형 전시를 보기 위해 몰랴든 아이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