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총선총평-사전투표에서 1800표 이긴 이경용 후보 어디서 무너졌나?

제22대 제천단양 총선에서 민주당 이경용 후보는 국외부재자투표,거소선상투표를 포함한 관내외사전 투표에서 제천시에서 18,472표를 얻어 16,653표를 얻은 국민의힘 엄태영후보를 1819표 차로 이겼다. 그러나 제천시 전체 투표에서는 엄태영 후보가 36,375표를 얻어 32,596표를 얻은 이경용 후보를 3779표 차로 이겼다.사전투표에서 1,819표차로 이긴 이경용 후보는 본투표에서 약 5500표를 뒤져 전체적으로 약 3700표 차이로 졌다.

이렇게 된 가장 큰 원인은 우선 청전동에 있다.엄태영 후보는 청전동에서 4,449표를 얻어 3128표를 얻은 이경용 후보를 1321표차로 크게 이겼다.청전동은 그동안 제천 보수의 심장으로 자리한 곳이다.17대 총선 때 서재관 후보에게 패한 송광호 의원은 청전동에서는 이겼다.또한 20대 재보선에 패한 엄태영 후보도 청전동에서는 이후삼 후보를 이기는 등 그동안 청전동에서 승리한 민주당 국회의원 후보는 단 한 명도 없다.

다만 지난 2014년 지방선거와 2018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이근규 후보와 이상천 후보는 유일하게 청전동에서 최명현,남준영 후보에게 이겼다. 결국 제천 보수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청전동은 정당과 인물을 같이 본다는 사실을 우리는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최명현,남준영 후보는 패했지만 엄태영 후보는 낙선한 지난 20대 재보선에 이어 이번 총선에서도 청전동에서 이겼다.그가 제천 보수를 대표하는 인물로 적어도 청전동 주민들에게는 인정받아 왔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그렇지만 사전투표에서 보듯 제천에서도 정권심판론 바람이 일부 불었던 상태에서도 청전동에서만 1300표나 이긴 것은 청전동 지역구 국민의힘 소속 이정임,김진환 의원의 노력과 공이 크다고 아니할 수 없다.

18대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근규 후보는 당시 청전동에서만 무소속 신분임에도 2천표 이상을 얻었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서는 청전동에서 367표에 그쳐 권석창 후보에게도 뒤졌다.그가 현재 청전동 주민인 점과 제천시장을 역임한 점,지난 18대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청전동에서만 2천표 이상을 득표한 점을 고려하면 청전동에서 얻은 표는 저조한 득표율임에는 틀림이 없다.그만큼 국민의힘에서는 지역구 두 시의원의 노력이 효과를 발휘했다고 볼 수 있다.엄태영 후보는 사전투표에서 제천시 전체에서 1800표 뒤진 것을 청전동에서만 1300표나 만회한 것이다.

엄태영 후보는 남현동에서도 이경용 후보보다 615표를 더 얻어 청전동과 남현동만으로 사전선거 표차 1800여표를 상쇄하고도 남았다. 

이어 중앙동 553표,백운면 550표,봉양읍 493표,송학면 671표 등 제천 시내권을 제외한 남부 5개면과 백운,송학면과 봉양읍 등 8개 지역에서 2900표를 더 얻어 사전투표의 열세를 완전히 뒤집었다. 

그동안 통계에서 일관된 방향을 보여준 제천시민의 투표성향이 이번 총선에도 그대로 재현됐다.제천선거에서 보수 후보는 남부 5개면과 백운,송학면,봉양읍 등 비 시내권 8개지역과 청전,남현,중앙,영서동 등 12개 지역에서 우세를 보였으며,민주당 후보는 강제동(화산동),신백동,교동장락동,의림지동,용두동 등 5개 지역에서 우세를 보였다.

이번 제22대 총선에서도 이경용 후보는 사전투표를 포함해 전체 투표에서,강제동(화산동),신백동,교동장락동,의림지동,용두동 등 5개 지역에서 이겼다.그러나 사전투표에서는 이들 지역에서 엄 후보에게 어느 정도 표차이를 벌였으나 본투표에서 이들 지역에서 엄 후보가 선전해 전체 투표에서는 신백동에서 2629표를 얻어 2605표를 얻은 엄 후보에게 24표 정도 밖에 이기지 못했다.

사전투표에서는 이경용 후보가 1417표를 얻어 1065표를 얻은 엄 후보에게 352표를 이겼으나 본 투표에서는 오히려 엄 후보가 320표 이겨 표차이가 크게 나지 않았다.화산동을 포함한 강제동에서도 사전투표에서는 약 200표 차이를 보였으나 전체투표에서는 31표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사전투표 이후 보수 지지층이 결집한 점이 뚜렷하게 통계에 잡히고 있다. 

결국 이근규 후보가 고향인 송학면과 거주지인 청전동에서 엄태영 후보의 표를 잠식하지 못한 점, 권석창 후보가 보수 지지세를 일정부분 흡수하지 못한 점,이경용 후보가 고향인 봉양에서도 엄태영 후보에게 493표를 뒤진 점 등이 제천에서 3700표 차이의 결과를 가져온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3700표 차이는 처음 선거에 나선 이경용 후보로서는 나름 선전한 결과라는 해석도 있다. 이와 관련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가 비록 패배했지만 충분한 경쟁력을 확인한 점과 처음 선거에 나서 인지도가 약했던 점을 고려하면 표 차이가 3700표에 불과한 점을 들어 앞으로 충분히 선전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또한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시내권에서 보수세가 강한 청전,남현,중앙동을 비롯해 남부 4개면과 백운,송학면과 봉양읍 등에서 민주당 이상천 후보가 승리했던 점을 고려하면,앞으로 제천시장 선거에서는 선전이 충분하다는 관측도 가능하다.

결국 제천선거는 인물과 정당이 같이 고려된다는 점이 뚜렷한 특징으로 나타나는데 이번 총선에서 엄태영 후보가 여러 악조건을 이겨내고 승리함으로써 보수를 상징하는 인물로 자리매김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다만 표차이가 크지 않다는 점과 보수나 민주당 쪽에서 경쟁력 있는 인물이 나선다면 엄태영 후보의 입지도 흔들릴 수 있다는 점도 동시에 확인한 선거였다고 볼 수 있다.(주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