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칼럼>고작 이런 나라를 만들려고 우리는 붉은 피를 흘렸던 것인가!
붉은 것은 감추어져 있다.
붉은 것은 함부로 튀어 나오지 않는다.
우리가 흘렸던 피는 붉은 것이 아니었다
우리는 무엇 때문에 싸웠는가!
우리는 무엇 때문에 鋪道위에서 구리빛 팔뚝을 흔들었는가!
고작 이런 나라를 만들려고 우리는 붉은 피를 흘렸던 것인가!
우리가 흘렸던 피는 붉은 것이 아니었다!
살아서 말하는 자들이 많은 세상
죽어서도 말하는 자들이 믾은 세상
그러나 살아서도 죽어서도 소리는 들리는 않는다.
우리 역사는 흘러가지도 흘러오지도 않았다.
(깊은 초겨을 밤 20년 만에 彷徨의 시절 써왔던 글들을 꺼내봤다. 너무도 글들에 무심했다.글들은 누런 갱지에 미이라처럼 누워있었다. 기자의 대학시절 최대 話頭는 이 땅의 民主化였다. 많은 靑春들이 鋪道위에서 구리빛 팔뚝을 흔들며 붉은 피를 흘렸다.기자도 지난 80년대 치열한 삶을 살았다.그런데 고작 이런 나라를 만들려고 우리는 싸워왔는가!라는 기자의 자조는 1990년 후반에 쓴 글이었다. 그런데 20년이 지난 오늘에도 그러한 자조와 한탄은 時代의 문풍지를 두드린다.민주화 운동을 했다는 민주정권이 보여주고 있는 가장 비민주적 행태는 그들이 흘렸던 피는 붉은 것이 아니었다!라는 확신을 갖게 한다.)
우리는 무엇 때문에 鋪道위에서 구리빛 팔뚝을 흔들었는가!
고작 이런 나라를 만들려고 우리는 붉은 피를 흘렸던 것인가!
우리가 흘렸던 피는 붉은 것이 아니었다!(아니다! 우리가 흘린 피는 붉은 것이었지만 저들이 흘린 피는 붉은 것이 아니었다!)
기자는 다시 彷徨하고 있다.(주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