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양 시루섬을 아시나요 -72년 의림지둑이 터지던 그때 그시절

뉴스저널 작성일 : 17-02-17 09:23

벌써 40년도 넘었다. 1972년 대홍수가 제천단양을 할키고 간지도....

당시 사흘 밤낮 이상을 비가 내리고 전국적으로 강수량이 400mm 이상을 넘어서 물폭탄이 한반도를 엄습했다.

제천단양도 예외는 아니었다.

의림지 둑이 용두산과 피재골에서 불어닥치는 급류를 이겨내지 못하고 터져버려 하소리 일대가 물바다로 변해버렸다.

그러나 다행히 큰강이 없는 고지대의 제천은 다른 곳에 비해 상황이 나은편이었으며 매포단양 주민들이 제천으로 물난리를 피해 피난오는 사태까지 일어나기도 했다.

당시 매포라 불렸던 도담은 읍내 전체가 물바다로 변해 성신양회마저도 물에 잠겼으며 도담삼봉 봉우리마저 3분의2가 물에 잠기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도담삼봉을 지키던 정자마저 떠내려갔다.정자는 대홍수 이후 1976년 다시 지어졌다.

노아의 홍수 같은 대사건이었다.

청풍호와 충주댐이 만들어지기 전의 일이다.

그 당시 구 단양쪽으로 흐르는 길고 큰 강이 있었으며 그 강안에 작은 섬이 있었다 서울의 밤섬과 같은 곳이었다.

그런데 당시 폭우로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다.

섬이 물에 잠기는 절체절명의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집을 빠져나와 필사적으로 탈출했다 그러나 이들이 몸을 피할 수 있는 곳은 딱 한군데였다.

2충 높이의 마을 물탱크였다.

마을주민 237명은 모두 팔을 맞잡고 부둥켜 안으며 물탱크에 필사적으로 매달렸다.

이들 다리 아래로는 검붉은 물이 흘러 내렸다.

계속 불어난 물은 다리를 적시고 매달린 무릎까지 물이 차오르는 생사를 넘나드는 공포의 순간들이었다.

이들은 무려 14시간을 물탱크를 의지해 매달려 있었다.

그런데 그때 갓난 아기를 안고 피신한 아낙이 있었다.

불어난 물에 237명의 주민이 서로 몸을 밀착해 부둥켜 안고 있는 상황속에 그만 아기가 질식해서 숨지는 일이 일어나고 말았다.

그러나 어미는 울 수도 없었다 사람들 한테 이를 알릴 수도 없었다. 조금의 동요만 일어나도 대열이 흐트러져 마을주민 모두가 급류에 휩쓸려갈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자식의 생명과 마을 주민들의 생명을 맞바꾼 것이었다.

14시간의 사투끝에 이들은 모두 구출됐고 나중에 이 사실을 알게된 마을 주민들은 모두 같이 통곡했다.

후세 사람들은 이 섬을 시루섬으로 부르고 기념비를 조성해 한 여인의 고귀한 희생을 기리고 있다.

단양군은 1972년 당시 상황을 다음과 같이 기록으로 남겼다.

"1972년 8월 19일 오후 1시 150년 만의 대홍수로 기록되고 있는 이때의 장마는 단양 사람이면 아마 평생을 두고 잊지 못할 것이다.

이재민만 해도 10,366명에 달했고 95명의 사상자와 실종자를 냈으며 거의 모든 도로와 하천이 유실된 당시의 참상은 기억하기조차 두려운 물난리였다.

단양군청 소재지가 있던 단양읍(현재 단성면) 시가지는 물속에 파묻혀 아예 흔적도 없었고 매포읍 시내 역시 물 위로 집채가 둥둥 떠다닐 정도였다. 6.25 사변 전쟁 중에도 소실되지 않았던 군청의 보존 자료가 대피할 겨를도 없이 떠내려갔으니 그 피해의 심각함이 오죽했으랴. 그보다 한 가지 잊지 못할 사연이 있다.

증도리라 불리던 시루섬 재난은 어둠을 따라다닌다고 했던가. 강물은 불어오기 시작하고 어둠이 덮쳤다. 이곳 주민과 마침 이곳에 와 있던 잠업 연수생 30명을 포함한 237명. 사면이 강물로 둘러싸여진 고도와 같은 곳에서 이들이 피할 곳이란 어디에도 없었으니 절체절명 위기의 순간, 천우신조였을까 칠흑 같은 어둠을 뚫고 힐긋이 보이는 물탱크 그리고 그 옆으로 의연하게 서 있는 소나무. 사람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물탱크 위로 올라갔다.

높이 6m 지름 5m의 시멘트로 된 물탱크 위에서 밤을 새운 273명의 주민들은 이튿날 아침 가까스로 구조되긴 했으나 이런 와중에서 6개월 된 젖먹이 어린아이가 압사 당했으니 어찌 안타깝지 않다고 할 것인가..........."

제천뉴스저널은 시루섬 기념비를 지역언론 최초로 카메라에 담았다.(朱恩澈編輯局長)

사진-1972년 제천 청풍면의 대홍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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