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일(25일) 동아일보 인터넷판은 "제천화재참사" 희생자 故 김다애양을 기리며 익명의 사업가가 1천만원을 기부한 사연을 소개했다. 

지난해 12월 발생한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의 희생자 김다애 양(당시 18세)을 추모하는 마음을 간직한 한 사업가가 김 양의 모교인 제천여고에 1000만 원을 기부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기부를 실행한 사업가는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젊은이들의 희망이 계속됐으면 좋겠다”며 기부 이유를 밝혔다.

23일 오전 9시반 경 50대 후반 정도로 보이는 A 씨가 제천여고 교장실을 찾았다. 그는 전날 "지난해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사건에서 숨진 김다애 양과 관련해서 의논할 게 있다"며 학교에 전화를 걸었다. 

자신을 사업가라고만 소개한 A 씨는 제천여고 교장에게 올해 유독 어려웠던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대해 묻고 학생들의 반응을 들은 뒤 가방에서 A4 용지 한 장과 봉투 두 개를 꺼냈다.

봉투에는 5만 원권 지폐가 100장씩 들어 있었고, 종이에는 동아일보 2017년 12월 28일자 A39면에 실렸던 ‘예비 숙대생(淑大生) 다애가 남긴 것’이라는 칼럼이 적혀 있었다.

A 씨는 제천여고 교장에게 “지난해 동아일보 칼럼을 보고 감명 깊어 사무실 책상에 두고 매일 같이 읽어 왔다”며 “칼럼에 나온 부분 중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보낸 조화(弔花)보다 숙명여대 조화를 앞에 둔 부모님의 심정이 어땠을지 공감이 됐다”고 말했다.

김다애양이 합격했던 숙명여대는 조화를 보내 미처 피지도 못한 김 양을 추모했다.

이어 “계층 사다리를 스스로의 힘으로 올라가려 했던 다애의 모습이 생생하다”며 “큰돈은 아니지만 다애 같은 학생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가져왔다”며 기부 이유를 밝혔다.

김 양은 지난해 12월 21일 화재가 난 제천 스포츠센터에 있다가 화마에 희생됐다. 김 양은 같은 해 11월 13일 이미 숙명여대에서 합격장을 받은 상태였다.

A 씨는 “목표로 세운 금액이 있다. 그것을 채울 때까지 매년 학교를 찾아오고 싶다”는 뜻도 밝혔다. 제천여고는 23일 바로 1000만 원을 발전기금으로 접수했고, 교사들과 논의해 사정이 어려운 학생을 선정해 도울 계획이다.

김 양이 진학하고 싶어 했던 숙명여대에 진학하는 학생이나 김 양의 모교인 봉양중학교 출신 중에 가정형편이 어려운 재학생에게 등록금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편집자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