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의 결의를 거치지 않고 토지를 매입했다가 계약이 취소됨으로써,계약금 3억8천8백9십8팔만원을 날려 업무상배임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항소한 김학수 제천농협조합장에 대해 항소심 재판부는 12일 배임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검찰은 납득할 수 없다며 상고를 준비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김 조합장의 직위 유지는 최종 대법원 판결로 가려지게 됐다. 

검찰은 김학수 조합장의 배임혐의에 대해 관련 증언과 증거자료를 법원에 제출해 1심에서 유죄를 이끌어냈다.

1심 재판부는 지난 3월7일 "신의성실의 원칙상 당연히 하여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하지 않았으며, 또한 당연히 하지 말아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함으로써,본인과 맺은 신임관계를 저버리는 일체의 행위를 함으로써,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고 본인에게 손해를 가하게 한 점이 분명한 점에 비추어 고의 내지 불법이득의 의사는 인정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09도14464 판결 참조)"며 명확히 유죄 근거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배임혐의에 대해 고의성이 없다며 12일 무죄를 선고했다.

이 부분(고의성 여부)에 대해 지난 3월7일 1심 재판부는 피고인과 변호인은 "배임행위가 아니다" "손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배임의 고의가 없다"고 주장하는데 그 근거로는 "매수한 토지는 이사회의 의결을 받아서 추진하고 있던 종합농협유통센터 사업에 적합한 토지로 (개별 매입건에 대해) 이사회의 의결을 받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임무에 위배하는 계약체결과 계약금 지급행위라 할 수 없고,(정식으로)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을 지급해 피해자 조합에 현실적인 손해가 발생했다고 볼 수 없으며,토지가 기존에 의결를 받았던 종합유통센터 사업에 적합한 토지로 다른 토지보다 입지나 형상이 좋고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이러한 점을 고려해서 각 토지를 매수한 것이 조합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하여 긴급하게 토지매매계약을 체결한 것임으로 계약금을 지급할 당시 매도인들에게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조합에 손해를 가한다는 고의가 없었다"는 피고인의 무죄 주장 이유를 상세히 밝혔다.

그러나 재판부는 고의성 여부를 충분히 고려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영상 판단과 주장에 관한 관련 판례를 인용하여, "경영상 판단과 관련해서 경영자에게 배임의 고의와 불법이득의 의사가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는 경영상의 판단에 이르게 된 경위와 동기, 사업의 내용, 기업이 처한 경제적 상황, 손실발생의 개연성과 이익획득의 개연성 등 여러사정을 고려하여 자기 또는 제3자가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다는 인식과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미필적 인식을 포함한 의도적 행위임이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배임죄의 고의를 인정해야 되고,그러한 인식이 없는데 단순히 손해가 발생하였다는 결과만으로 책임을 묻거나 주의의무를 소홀히 하였다는 이유로 책임을 물을 수 없으나( 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도4229 판결 등 참조),배임죄에서 말하는 임무의 위배행위는 처리하는 사무의 내용,성질 구체적 상황에 비추어 법령의 규정,계약내용,또는 신의성실의 원칙상 당연히 하여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하지 않았거나, 당연히 하지 말아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함으로써,본인과 맺은 신임관계를 저버리는 일체의 행위를 말하므로, 어떠한 행위가 임무 위배에 해당되는지 여부는 사무의성질,내용,사무집행자의 지위와 역할을 고려해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고 본인에게 손해를 가하였다면 그에 관한 고의 내지 불법이득의 의사는 인정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09도14464 판결 참조)고 판시했다.

따라서 이번 항소심 판결은 법리의 오해에서 비롯됐다는 일각의 주장도 있어 대법원에서 이를 어떻게 판단할지 검찰이 상고를 결정함에 따라 최종 판결은 대법원에서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주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