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지난달 20일 제천역을 출발하여,충북선의 종착지인 조치원역으로 향하는 충북선 열차를 시승하며,최근 제천지역의 뜨거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충북선 고속화사업과 강호축사업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취재 시간을 가졌다.
제천을 출발해 조치원 대전으로 향하는 충북선 열차(2019.2.20)

그날은 제천에 진눈깨비가 내렸으며 바람도 거셌다.그러나 찬바람도 진눈깨비도 기자의 취재 열의를 막지는 못했다.
제천역을 11시10분에 출발한 열차는 조차장역과 봉양역,공전역을 거쳐 11시28분에 삼탄역에 도착했다.


충북선 봉양역과 공전역에는 더이상 열차가 서지 않아 여객 수송으로써의 역의 기능은 안타깝게도 사실상 종언을 고했다.
삼탄역을 지난 열차는 충주역에 11시41분에 도착했다.
충주역은 조금은 촌스러워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태백선과 중앙선 충북선의 종착지와 교차역으로 명성을 날렸던 제천역에 비해,충주역은 충북선의 정차역으로써의 명맥만 유지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충주역이 충북선 고속화사업과 맞물려 강호축의 중심역으로 비상을 꿈꾸고 있으며,충주시는 한발 더 나아가 동충주역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2개역을 만들어 충주역은 여객 수송의 중심역으로,동충주역은 물류의 중심역으로 키워 나가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는 것이다.
충북선 열차의 맨 뒤칸에서 제천까지 이어지는 충북선 철로를 바라보며 기자는 만감이 교차했다.
희망에 들뜬 충주역과 석양에 물든 제천역이 기자의 가슴에서 오버랩됐다.
만감이 교차하는 충주역를 뒤로하고,열차는 11시51분 주덕역을 거쳐,12시에 음성,12시18분에 증평역에 도착했다.이어 (제천까지의) 충북선고속화사업의 시발역인 청주공항역에 12시28분에 도착했다.
제천역을 출발한지 약 1시간 20분만에 청주공항역에 도착했다.
우리는 여기서 중요한 대목을 반드시 음미해 봐야 한다.
지난 1월25일 청주산업단지 내 LG생활건강 청주공장을 방문한 이낙연 국무총리는 충북선 철도 고속화 사업과 관련해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1월24일 청와대가 서면브리핑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충북선 철도 고속화 사업 등의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적극 검토하고 있고 조만간 결과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밝힌 데 이어 이 총리도 예타 면제 가능성을 시사했던 것이다.
이 총리는 "청주공항부터 제천까지 87.7km 구간이 비어 있는데 그것을 고속화하는 사업을 이번에 균형발전위 예타 면제 대상으로 해서 조기에 추진하는 쪽으로 최종검토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풀이하면 정부는 낙후된 북부지역의 균형발전을 위해 도저히 정상적으로는 사업성이 낮아 예타 통과가 어려운 청주공항에서 제천구간을 예타면제 사업으로 선정하고자 했던 것이다.
기자는 기자의 양심을 걸고 꼭 밝혀두고 싶은 것이 있다. 그것은 문재인 대통령이 제천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그는 대통령이 되기 전에,또 대통령 후보가 되기 전인 2016년 10월19일,제천을 방문하여 소녀상에 헌화하며,의병의 고장 제천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표하기도 했다.
그는 반나절 이상을 제천에 머물며,이날 의병광장에서 펼쳐진 제21회 농업인의날 행사에서 격려 연설까지 했으며,연설 전 모든 부스를 돌며 일일이 농민들의 손을 잡아주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제천에 대한 애정에 더해 이낙연 총리는 제천화재 참사로 고통을 겪은 제천시민들을 어루만지고자 하는 마음에서,기쁘게 청주공항에서 제천까지 충북선 고속화사업의 예타면제를 선제적으로 언급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제천시장실에서 환하게 웃는 문재인 대통령(2016.10.19)-제천뉴스저널DB

그런데 이시종 충북지사의 생각은 달랐던 것이다.1조5천억원의 막대한 돈이 소요되는데,단지 북부권 주민들을 위하고,도의 균형발전을 위해 청주공항에서 제천까지 충북선 고속화 사업의 예타면제를 신청한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청주공항에서 제천까지 충북선 고속화 사업은 미끼상품에 불과했으며 그의 본심은 강호축에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여기서부터 충북선 고속화 사업을 바라보는 판이한 시각차가 존재하는 것이다.
정부는 예타면제사업이 청주공항에서 제천까지 충북선 고속화 사업임을 분명히 못박고 있다. 소요 예산도 당초 1조3천억원에서 1조5천억원으로 여유있게 잠정 편성했다.쌍수를 들고 환영할 일인데,이 지사는 1조8천억원이 필요한데 왜 1조 5천억원이냐며 ,오히려 불만을 제기하며,3천억원을 더 확보하라고 지시하기에 이르렀다.
그는 충북선고속화사업과 강호축 사업을 병행하고 싶었던 것이다.
자신의 임기 내에 강호축에 대한 가시적 성과물을 내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정부의 생각은 다르다.이번 예타면제 사업은 청주공항에서 제천까지 충북선 고속화 사업에 대한 예타면제임을 분명히 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1조5천억원을 투입하겠다는 것이다.그렇다면 청주공항에서 제천까지 충북선 고속화 사업의 예산은 모자라지 않는다.
그런데 이 지사는 정부가 발표한 청주공항에서 제천까지 충북선 고속화사업에는 안중에도 없고 청주공항에서 제천까지 충북선 고속화사업 구간이 아닌 충북선 오송 선로를 KTX 호남,경부선과 연결하려는데만 골몰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청주공항에서 제천까지 충북선 고속화 노선을,중앙선을 거쳐 원강선과 연결하려는데,모든 신경을 쏟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강호축은 호남과 강원을 연결하는 사업인데,왜 충북선 고속화 사업예산에다가 끼워 넣으려는지,기자는 이해가 가질 않는다.
다시 말해 1조5천억원은 오로지 청주공항에서 제천까지 충북선 고속화 사업에 쏟고,강호축 사업의 예산은 충북도와 전라도 강원도가 합심하여,다시 별도 예산을 확보하는 것이 맞는 것이다.
이번 예타면제 사업은 청주공항에서 제천까지 충북선 고속화 사업 구간으로써,오송 연결 구간이 아예 포함되지도 않았는데,예산을 같이 혼용하려니 사업이 복잡해지고 표류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는 것이다.
기자가 충북선을 시승하며 취재한 결과로는,청주공항에서 제천까지 충북선 고속화 사업은 단순히 곡선 철로를 직선화하는 선형 개량사업이 아니라는 것이다.사실상 새로운 철로를 깔아야 하는 험난한 사업으로 1조5천억으로도 가능할지,냉철한 분석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판단됐다.
기자는 제천에서 충북선 종착역인 조치원까지 시승을 한 다음 조치원에서 1박을 했다.제천으로 돌아오는 충북선의 연결편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탓도 있었지만,다시 조치원에서 제천까지 차근차근 충북선을 살피고 싶었던 것이다.
제천을 11시10분에 출발한 충북선 열차는,12시34분 오근장역을 거쳐,12시42분에 청주역에 도착했으며,이어 12시49분 경에 오송역에 도착했다.
제천에서 호남선 KTX나 경부선 KTX를 타기 위해 오송역까지 가는데만도 약 1시간 40분이 소요됐다.거의 서울가는 시간이 소요되는 것이다.
따라서 충북선 고속화사업은 북부권인 제천시민들에게는 절실히 필요한 사업임을 다시 한 번 절감했다.
중부권 최대 공항으로 발돋움 하고 있는 청주공항과 KTX 경부.호남노선을 이용할 수 있는 오송역까지 30-40분대에 도달한다는 것은, 편리성 측면에서도, 제천을 비롯한 북부권 주민들에게 절실히 필요한 사업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이시종 지사는 우선 여기에 모든 역량을 쏟는 게 충북 북부권 주민들에 대한 예의라 감히 고언드리고 싶다.
기차는 충북선 종착지인 조치원역에 12시54분 경에 도착했다.

조치원역은 고색창연한 옛 모습은 사라지고 세종시의 관문역으로 몰라보게 변해 있었다. KTX가 아닌 일반 열차는 아직도 조치원역이 경부선과 호남선의 분기역으로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었다.

기자는 조치원을 둘러보고 1박을 한 다음,다음날 조치원역에서 3시41분에 출발하는 무궁화호 열차에 몸을 실었다.
조치원역을 출발한 열차는 오송,청주,오근장,청주공항을 차례대로 거쳤다 평일임에 많은 이용객들로 붐볐다.충북선에 대한 충북 남부권과 북부권의 확연한 온도차를 실감할 수 있었다.

또한 기자는 충북선이 조치원,오송,청주,오근장 ,청주공항, 증평까지의 1구간과 증평을 지나 도안,보천,음성,소이,주덕,달천,충주,목행,동량,삼탄,공전 봉양,조차장,제천역까지 2구간으로 확연히 구분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충북선 1구간은 그야말로 평지 노선으로 곡선로를 직선화하는데 아무런 제약이 없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개다운 고개 산다운 산하나 없는 게 1구간이었다.또한 이용객수도 제2구간의 북부권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충북선 조치원에서 청주공항까지 제1구간은 모두 평지로 직선화에 큰 장애가 없어 보였다.
문제는 증평을 지나면서부터 고개와 만나게 되고,음성역을 지나 충주역에 이르는 구간과 충주역에서 목행,동량,삼탄,공전역 이르는 구간은 험난한 산악 구간으로 충북선 철로의 직선화는 무의미해 보였다.
다시 말해 아예 교각과 선로를 다시 신설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충북선 제2구간 가운데 충주역에서 제천구간의 고속화 사업은 새로운 철로의 신설 사업으로 보는 것이 타당해 보였다.
이는 새로운 의미를 갖기에 충분하다.
충북선 고속화 사업에 있어,기존의 충북선 철로는 적어도 충주에서 제천구간은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충주에서 목행,동량,삼탄,공전 봉양 구간은 열차가 정차하지 않거나,현재 정차하는 삼탄역도 이용객수가 현저히 적으며,충북선 고속화사업이 완성되면 열차가 정차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충주를 지나 제천까지 기존의 철로를 고집할 하등의 이유가 없는 것이다.또한 기존의 철로를 고집한다고 해도,산악지형을 감안한다면,어차피 다시 교랑을 세우고 새롭게 철로를 깔아야 한다.
충주 제천구간은 산악지형으로 기존 철로를 직선화 하기 위해서는 일부 구간은 사실상 새롭게 선로를 깔아야 한다.
그렇다면 기존 충북선 철로를 폐기하고 충주역에서 제천역까지 철로를 신설하는 것도 마땅히 충북선 고속화사업의 일환으로 검토되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봉양역 신설비용도 필요도 없게 되고,또한 기존 충북선 충주역 제천구간 직선화 사업에 드는 비용으로 충당이 가능하며,강호축과의 연결 시간도 단축되거나 동등할 수 있어,효율성 측면에서도 기존의 충북선 직선화보다 효과적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당연히 충북도는 용역을 발주해 비용과 시간을 비교분석해야 할 것이다.
충주 제천구간이 조치원과 오송과 청주와 청주공항 구간처럼 평지이면 이러한 주장은 설자리가 없다.조치원과 오송과 청주와 청주공항은 이용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뤄 더욱 그렇다. 그런데 충주역에서 봉양 구간은 이용객이 전무하다시피 하며,산악지형이라 직선화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다시 말해 충북선 고속화 사업에 있어서 적어도 충주 제천 구간은 기존 철로가 무의미하다.
따라서 새로운 철로를 제천역까지 신설한 다음 제천역에서 중앙선 복선 철로를 이용해 원강선에 연결한다면 지금의 논란은 잠재울 수가 있을 것이다.
이제 이틀 후면 이시종 지사가 제천을 방문한다.
반대시위 등의 감성으로 이 지사를 대할 것이 아니라,조목조목 논리를 개발해,이 지사와 정부를 설득할 명분을 쌓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기 위해서는 제천의 정치인들과 이 지사와 또한 충북도 관련 공무원들이 적어도 충북선 제천 충주구간을 시승하며,당면한 문제점 등을 피부로 느끼며,새로운 대안마련에 나서는 것이 지도자나 공직자로서 바람직한 자세라 판단된다.
"빨리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같이 가는 것은 더욱 중요하다."
이것은 균형발전을 주창하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철학이기도 하다.
이 시종 지사가 이러한 점을 절실히 깨닫는 제천 연두순방이 되기를 기자는 깊은 새벽 데스크 앞에서 절절히 바래본다.(주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