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시가 중앙동 노인종합복지관 건물을 활용해 추진하려는 시립미술관 건립을 둘러싸고 제천시 일부 미술계 인사들이 미술계와 협의가 없었다며,소외론를 들고 나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한 전국적으로 시립과 작가의 이름을 동시에 사용하는 미술관은 흔치 않다며 제천시가 김영희미술관이라는 타이틀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표출하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지고 있다.

언론은 단순히 이러한 주장을 전하는 것에 넘어 시시비비(是是非非)를 가려 시민들께 진실을 전해야 할 의무를 지닌다.

그렇다면 이러한 주장에 대한 팩트체크가 필요할 것이다.

먼저 작가의 이름을 전면에 내세우는 시립미술관이 전국에 거의 없다라는 주장에 대해 살펴보자.

먼저 결론을 말하면 이는 팩트가 아니며,그러한 미술관은 전국적으로 여러개가 산재해 있다.

양구군이 건립한 박수근미술관, 양주(경기도 장흥)시가 건립한 장욱진미술관,남원시가 건립한 김병종 미술관 제주도가 건립한 이중섭미술관 등 다수의 미술관이 존재한다.이들 미술관은 유명 작가의 상설 전시관이다.

따라서 공립미술관에 작가의 이름을 전면에 내세우는 사례가 거의 없다는 주장은 팩트가 아니다.

다음으로 제천시가 중앙동 노인종합복지관 건물에 건립하려는 것이 시립미술관인지 닥종이박물관인지 그 실체 규명이 필요하다.

제천시가 의회 보고나 보도자료 등을 통해 정확한 용어를 사용하지 않아 혼선이 빚어진 측면도 있다.

앞서 언급한 공립미술관들은 공통적으로 동일한 타이틀을 사용하고 있다.

양구군립 박수근미술관, 양주시립 장욱진미술관,남원시립 김병종미술관 제주도립 이중섭미술관 등으로 용어 선택이 정확히 규명돼 있다.

따라서 제천시가 추진하려는 김영희미술관도 제천시립 김영희미술관이 정확한 명칭이다.

제천시가 앞으로 이러한 정확한 명칭 사용으로 용어 선택의 혼선을 피해야 할 것이다.

다만 여러 지자체가 공식 명칭에는 공립미술관을 표기하지만 각종 안내 자료에는 작가의 이름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어 제천시도 시립을 내세우지 말고 김영희 닥종이미술관으로 용어를 표준화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아울러 김영희 작가의 닥종이 작품이 지니는 특성과 미술관에 대한 관람객들의 이해도 때문에 박물관이 훨씬 더 관람객 유인 효과가 있기에 '제천시립 김영희 닥종이박물관'이란 명칭을 사용할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도 필요해 보인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란 말이 있듯이 관람객들이 찾아야 미술관이든 박물관이든 빛이 나기에 관광객 유입효과 측면에서는 닥종이박물관이란 명칭이 더 효과적이라 판단된다.

다음으로 미술계의 반발을 살펴보자.

제천시가 건립하려는 미술관이 순수 미술관이라면,미술계와 협의가 필요할 것이다.강릉 시립미술관 ,청주 시립미술관,김천 시립미술관,오산 시립미술관,정읍 시립미술관 등은 순수 시립미술관으로 유명 작가의 상설 전시 대신 초대전이 주류를 이룬다.

제천시가 이러한 순수 미술관을 건립한다면 마땅히 미술계와 사전 협의가 필요하다.

순수 시립미술관은 작가의 초대전이 주류를 이루기에 미술계의 협조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그러나 제천시가 건립하려는 미술관은 이러한 미술관과는 성격이 다르다.시립미술관이란 타이틀을 내걸었지만 실상은 박물관에 가까운 것이기에 미술계의 반발은 설득력이 약하다.따라서 제천 발전의 큰 틀에서 미술계가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다만 지역 미술가들의 작품이 그동안 제천시민회관에서 주로 전시됐는데 앞으로는 김영희 닥종이미술관이 건립되면 노인종합복지관 일부 층을 지역 미술가들의 전시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은 협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강릉,김천,정읍,오산 청주 등 전국의 많은 시립미술관들이 유명 작가의 작품을 확보하지 못해 순수 시립미술관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에 비해 박수근,이중섭,장욱진 등 기라성 같은 한국 미술계의 거목들을 확보한 지자체는 모두 유명 작가의 이름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따라서 제천시가 대중성이 확보된 김영희 작가의 작품을 확보하고 작가의 이름을 전면에 내세우려는 것은 올바른 방향성이며,제천시민의 입장에서도 다행스런 일이라 할 수 있겠다.

또한 제천의 현실에서 번듯한 순수 시립미술관 건립은 시민들의 공감대를 얻기 어려워 추진이 사실상 난망하다.

이러한 어려운 현실 상황을 인식하고 별도 부지에 제대로 짓자는 주장과 구 동명초 부지에 건립하자는 주장은 닥종이미술관을 현 위치에 추진하려는 본질과 어긋나는 측면이 있기에 이제는 그 뜻을 접고 의견 일치를 이뤄 빠른 시일내에 조속히 사업이 추진되도록 의회와 제천시 문화계가 힘을 보태 나가야 할 것이다.

끝으로 <팩트체크>제천시,시립미술관 건립 추진인가? 닥종이박물관 건립 추진인가에 대해 기자가 꼭 말하고 싶은 것은 제천시가 추진하려는 사업은 본질적으로 시립미술관도 아니며,김영희 개인의 미술관도 아니라는 것이다.

도심 공동화를 해소하고 시내권에 관광객들을 유인하기 위해 대중성이 확보된 닥종이 박물관을 유치하려는 것임을 지각있는 제천시의원들과 미술계 인사들이 깨닫고 소모적인 논쟁에서 벗어나 이제는 생산적인 일에 힘을 합쳐 나가기를 권하고 싶다.(주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