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더불어민주당 충북도당은 윤리심판위원회를 개최했다.

기자는 당원단합대회에서 불미스런 사태를 야기한 장인수 전 민주당 부대변인에 대한 징계안건 심사라 생각하고 별다른 괸심을 두지 않았다.

그런데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간다는 소식을 접하고 사실을 확인한 바 뜻밖에 최상귀 의원과 장인수 전 부대변인에 대해 가장 강력한 징계안인 제명처분을 결정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사안은 당연히 지역민들에게 뉴스거리라 판단하고 좌고우면하지 않고 속보로 전하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의문이 드는 점이 있었다.

그래도 3선 현역 시의원이고 아직 대법원 최종심이 결정된 것도 아닌데 제명처분까지 내린 것에 대해 납득이 잘 안되었다.

기자는 기사는 공적인 영역이기에 친소 관계를 배제하고 상식에 입각해 써야 한다는 지론을 가지고 있다.

기자는 그러한 소신에 입각해 15일 다음과 같이 기사를 작성했다.

"최상귀 의원은 변호사법 위반과 관련하여 항소심과 상고심 재판을 남겨두고 있어 그 결과을 보지않고 제명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다소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당의 제명처분이 재판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어 최 의원은 당의 결정을 받아들이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여 운영위원회에서 제명처분이 유예될 가능성도 있다"

16일 더불어민주당 충북도당은 운영위원회를 열고 최싱귀 의원에 대한 제명 의결을 유예했다.

결국 대법원 최종심 선고 이후로 판단을 유예한 것이다.

그러나 장인수 전 부대변인에 대한 제명 결정은 의결했다.

친소관계를 배제하고 오직 상식에 압각해 시민들만 바라보고 기사를 쓰려는 기자의 노력은 결국 대부분의 예측과 예견이 현실화 되는 결과를 낳아왔다.

충북도당은 윤리심판위원회에서 결정한 사항을 최종 도당 상무위원회에서 의결로 확정한다.

그런데 도당 상무위원회는 의결권 등을 도당 운영위회에 위임했다. 기자는 취재를 통해 이미 그러한 사실을 확인하고 당 운영위원회의 최종 결정에 변수가 있을 수 있다는 기사를 작성한 것이다.

그러나 기자는 이번 일련의 사태를 바라보며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충북도당 윤리심판위원회의 결정도 상급했지만 도당 운영위원회의 결정도 성급했던 것이다.

윤리심판위원회의 판단을 뒤집는 결정은 심사숙고 해야 하며 당의 이익과 윤리심판위원회의 권위를 모두 고려해 신중해야 하는 것이다.

마침 오제세 충북도당위원장도 미국에서 열리고 있는 2017 원코리아 국제포럼에 참석차 국외 출장길에 있다.

귀국 후 숙의 끝에 결정해도 될 일을 너무 성급하게 처리해 결국 상처만 남긴 것은 아닌지 개운치 않은 뒷맛이 남는다.

윤리심판위원회의 결정이 성급한 측면이 있었다고 해도 운영위원회가 거시적인 측면에서 (윤리심판위원회) 결정을 추인했더라면 집권당으로써 충북도당의 위상이 강화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결국은 평지풍파만 일으키고 안하느니만 못한 사나운 꼴이되고 만 것이다.

또한 제천지역에는 음모론 등 설왕설래가 난무하고 있다.

그러나 누가 앞장서 최상귀 의원과 장인수 전 부대변인에 대한 제명을 주창했겠는가?

모두 자업자득의 소산일뿐이다.

제천출신 도당 윤리심판위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당인이라는 신분도 중요하고 당의 결정도 중요하지만 그 이전에 인간의 정리(情理)라는 것도 있다"며 자신이 비록 윤리심판위원이지만 지역정치 선배에 대한 예우와 공연한 오해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 회의에서 기권했음을 알려왔다.

정적을 제거하기 위해 윤리심판위원회를 열고 거사를 도모했다는 음모론은 공당인 민주당의 명예를 훼손하는 일일 것이다. 또한 정치적 입지를 고려한다면 정적이라는 표현도 과한 것이다.

최상귀 의원은 지역의 송인만 변호사를 선임해 항소심 재판을 준비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선을 다해 재판에 임해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재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시민의 여론과 평판인 것이다.

언론은 시민의 평판과 여론을 무시할 수 없다.

최상귀 의원에 대한 제명처분은 그것이 유예됐든 안됐든 큰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다는 것이 시민의 여론인 것이다.

장인수 전 부대변인에 대해서는 행동이 경솔했고 공인의 신분을 망각한 측면이 있었지만 제명처분은 과하다는 것이다.

다시 한 번 자숙하고 자신을  돌아볼 수 있도록 회초리를 드느 선에서 끝내야지 다리까지 부러뜨려 정치적 불구로 만들어 버리는 것은 과하다는 것이다.

결국 더불어민주당 윤리심판위원회는 득보다 실이 컸으며 과유불급의 측면이 강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권당으로써 각종 비위와 추문에 단호하게 대처하려는 모습은 폄훼되서는 안될 것이다.

그러한 면에서 도당 운영위원회의 결정은 대의보다는 소의에 충실한 결정이 아닌가 하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일각에서는 도당 운영위원회에서 윤리심판위원회의 결정이 추인돼 최종 의결되었더라면 공은 충북 자유한국당에 넘어가 김학철 도의원과 김정문 제천시의회 의장 문제가 부각되었을텐데 미숙한 대처로 내홍만 키웠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한 면에서 오히려 의연한 대처로 흔들림없이 나가고 있는 자유한국당이 이번 사태의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란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최상귀 의원과 장인수 전 부대변인에 대한 징계심의와 처리는 결국 훼밍웨이의 노인과 바다에 등장하는 참치처럼 고난끝에 윤리심판위원회가 참치를 얻었지만 운영위원회가 앙상한 뼈만 남기게 한 것은 아닌지 씁쓸한 뒷맛을 남긴 채 상처뿐인 해프닝으로 종결될 것으로 보인다.(주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