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고등법원이 충청권 정치인들의 무덤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승훈 청주시장에 대해 1심의 벌금형보다 무거운 살형을 선고한 바 있는 항소심이 이번에도 충북의 더불어민주당 유력 정치인에 대해 1심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해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4·13총선 과정에서 사전선거운동을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후보에게 항소심 재판부가 1심의 선고유예를 뒤집는 형을 선고했다.

대전고등법원 제8형사부(재판장 전지원)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54)씨에게 원심을 깨고 벌금 25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총선 예비후보였던 지난해 1월 1일 옥천군 옥천읍의 해맞이 행사장에서 확성장치를 이용해 지지를 호소하는 등 같은 해 3월까지 6차례에 걸쳐 사전운동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원외지만 부친의 후광으로 충청권에서는 비중있는 정치인으로 문재인 후보가 집권할 경우 차기 총선에서 가능성을 인정 받아온 정치인이어서 충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A씨는 작년  3월 12일 자신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현직 국회의원인 박덕흠 후보를 겨냥해 "4년간 30가지의 공약을 해놓고, 한 건도 이행하지 않았다"고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도 받았다.

1심에서는 "공소 사실이 인정되지만, 선거의 공정성을 해치거나 유권자 혼돈을 유발했을 가능성이 크지 않다"며 벌금 30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다.선고유예는 정치인에게 사실상 면죄부를 부여하는 판결이다.

검찰은 '판결이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며 항소했고, 항소심 재판부는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항소심 재판부는 "공직선거법은 선거와 관련한 부정을 방지해 민주정치 발전에 기여하려고 마련된 것으로, 그 위반 행위에 대해 상응하는 처벌을 할 필요가 있다"며 "원심에서 언급한 사정이 형의 선고마저 유예하는 것을 정당화할 사유로 삼기에는 부족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되면 A씨는 향후 5년간 선거권과 피선거권이 제한된다.(주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