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1차 소방합동조사단에서는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한 원인과 함께, 소방시설 및 소방대 활동의 적절성여부와 재발방지대책을 중심으로 지난 1월 11일 조사결과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후 유가족들의 추가 조사 요청을 수용하여지난 1월 15일부터 4월 12일까지 2차 조사를 하였습니다. 이번 2차 합동조사단에는 유가족이 전문가 2명을 추천하였고, 유가족 2명이 직접 참관인으로 참여하였습니다. 참여자 모두의 동의와 서명을 거쳐 결과를 도출하였다는 점에서 금번 2차 조사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2차 합동조사단은 1차 발표 내용 중 미진한 부분들과 쟁점이 되었던 부분을 중심으로 조사하였으며, 사고 발생 및 피해 확대 원인들과 소방활동 상의 적절성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다시는 이러한 불행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하는데 주안점을 두었습니다.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한 이유

 ○ 이번사고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다수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보입니다. 우선, 건축구조 자체가 방화구획이 되어 있지 않거나, 인명대피가 어려운 구조로 되어 있었습니다. 다음으로는, 소방설비가 작동되지 않아 화재 확산을 막지 못하였고,마지막으로 소방대응활동에도 부족한 점들이 있었습니다.

○ 이번 화재는 건축구조의 문제로 인해 급격한 화재의 확산과 생존시간의 단축을 초래하였습니다. 건축구조가 규정대로 되어 있었다면, 1시간 이상의 생존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 화물용 엘리베이터, EPS(전선 등이 수직으로 관통하는 통로), 파이프 덕트실 등이 층간 방화구획으로 되어 있지 않아 화재가 상층부로 확산되는 통로가 되었습니다.

○ 1층 주계단에는 방화문이 없었기 때문에, 주차장 화재의 열과 연기를 막아주지 못하여 화재가 확산되었습니다. 1층 증축된 부분도 방화구획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 1층 내부와 비상계단을 연결하는 방화문은 항상 닫혀 있어야 하지만, 방화문에 문닫힘 방지장치(말발굽)가 설치되는 등 1층 사무실의 출입문처럼 사용되었고 화재 당시에도 열려 있었습니다.

○ 아울러, 비상계단과 외부를 연결하는 출입문도 왼쪽부분(여닫지 못하는)이 유리벽 구조로 되어 있었다는 점도 상황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었습니다.

○ 8층과 9층의 증측된 부분에도 방화문이 시공되지 않았고, 내부 계단과 벽체가 목재로 시공되어 화재를 확산시켰습니다.

○ 비상계단 입구는 피난구유도등이 쉽게 보일 수 있도록 개방되어 있어야 하지만, 창고와 휴게실 등으로 사용된 점도 문제가 되었습니다.

○ 스프링클러 미작동, 방화셔터 미작동, 배연창 잠금장치 설치 등 소방·방화설비의 문제로 인하여 화재의 확산을 지연시키지 못하였습니다.

□ 소방대응 활동

○ 화재는 15:48경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며, 최초 119에 신고 시각은 15:53분이었고, 화재가 최성기로 확산되던 시점인 16:00 ~ 16:01 경에 선착대와 2착대가 현장에 도착하였습니다.

○ 도착한 출동대는 초기에는 주차장의 차량화재로 인한 고열과 농연 제압, LPG 가스탱크 폭발방지에 집중하여 화재진압이 이루어졌습니다. 폭발 위험이 낮아진 이후부터는 다른 곳에 집중하여야 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 16:06 경 타 지역에서 안전조치 활동을 마친 제천 구조대(대원 4명, 보조인력 1명)가 현장에 도착하여, 3층 창문에 매달린 요구조자를 16:15 경 낙하 유도하여 구조하였습니다. 당시 지휘팀장은 소방서장에게 지휘권을 이양할 시점인 16:16 경까지 주출입구와 지휘차   인근에 위치하여 3층 요구조자에 집중하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 제천소방서장은 지휘권을 이양 받은 후 주출입구가 아닌 비상구를 포함하여 다양한 진입 방법을 시도했어야 하나, LPG탱크의 폭발 가능성이 낮은 16:16이후에도 LPG 탱크쪽에 집중 방어주수를 지시 하는 등 현장상황 판단이 미흡 하였습니다.

○ 이후, 제천구조대는 16:15 경 구조대장 판단하에 비상구를 통해 관창없이 2층 진입을 시도하였습니다. 하지만, 2층으로 올라가다가 강한 열기를 느끼고 2층 진입이 어렵다고 판단하여 16:16에서 16:32경까지 지하층 인명검색을 실시하였습니다.

○ 16:33 경 제천소방서장은 지하층 검색을 마친 제천구조대에게 2층 전면유리 파괴 및 진입로 확보를 지시하였고, 16:38 외벽유리 파괴, 16:43 유리창을 통한 2층 옥내진입이 이루어졌습니다.

○ 현장지휘관은 초기 화재진압 이후에 비상구의 위치와 건물 내 생존자 파악 등 소방활동을 위한 정보획득이 미흡하였고, 눈앞에 보이는 3층 요구조자 1명을 구조하는 데 구조 전 인력(구조대 4명)을  투입하는 등 효율적 인력배분이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으로 판단됩니다. 공용휴대폰 사용으로 인하여 요구조자의 정보 공유도 미흡하였습니다.

□ 다수의 요구조자가 있었던 2층 상황

○ 2층에서 외부로의 최종통화 기록을 보면 119기록으로는 16:12이며, 유가족 통화기록으로는 16:17분 경으로 보입니다. 최종 통화기록 시각부터 의식을 잃었다면, 수 분 이내에 사망에 이르렀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 2층으로 진입하는 방법은 주계단, 비상계단, 창문 파괴 등 3가지가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 주계단은 연결된 1층 주차장의 화재하중으로 인한 화염과 열기로 인해 진입이 곤란하였으며, 주 계단을 통해 진입을 시도한 최초 시각은 16:39분 이었으나 열기로 인하여 진입하지 못하였습니다.
 
○ 비상계단을 통한 진입 작전은 경우에 따라 일부 구조 가능성도 있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3층 요구조자 구조 직후인 16:15분 경 또는 지하에 진입 시도한 시각인 16:16분경에 비상계단으로의 2층 진입에 성공하였더라면. 일부라도 생존상태로 구조할 가능성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16:20 경 생존하였을 경우를 가정하고 탐색시간 등을 고려한 것입니다)

당시 방화문을 닫고 비상계단으로 진입을 하거나 관창을 들고 진입을 하였더라면 진입 가능성이 있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다만, 진입 시 고온의 열기로 인하여 방화문을 닫을 수 있었는지 여부는 다루지 않았습니다. 실제 상황에서는 3층 요구조자 구조 직후인 16:16 경 제천구조대가 비상구로 진입을 시도하였으나 농연과 열기로 진입이 곤란하다고 판단하여 후퇴하였고, 대신 지하실을 탐색하였습니다. 결국 비상계단을 통한 2층 진입은 17:05 에 이루어졌습니다.

□ 창문파괴를 통한 진입 작전

○ 창문 파괴를 통한 2층으로의 진입 가능 시각에 대해서는 조사단 내에서 이견이 있는 부분입니다. 유가족측은 건물 주출입구 쪽의 온전한 인터넷선과 유리문에 연소흔적이 없는 종이안내문 등으로 볼 때, 원래 사다리를 놓았던 위치 대신 2층 냉탕쪽에 사다리를 놓았으면 16:18이 아니라 16:12 이전이라도 진입이 가능하였을 것이라고 판단합니다.본 조사보고서에서는 양측의 주장을 그대로 인용하였습니다.

○ 현장지휘관이 2층에 생존자가 (다수) 있었다고 인식하였음에도 2층의 요구조자 구조가 이루어지지 못한 것은 1층 주차장과 LPG탱크, 건물 우측(서쪽) 3층 창문(1명)․8층 창문(1명)․9층 옥상 테라스(3명)의 요구조자 등 눈앞에 보이는 상황에 몰두하였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됩니다.

이 때문에 효율적인 인력의 배분이 이루어지지 못하였고, 한번 돌아봄의 원칙을 적용하지 않는 등 현장의 정보를 파악하지 못하여 현장 지휘가 미흡하였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됩니다. 또한 현장에서는 무전이 아닌 구두로 지시가 이루어졌고, 현장 정보의 공유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도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 고가사다리차 및 소방구조헬기의 운용

○ 9층 옥상(테라스) 요구조자 3명은 민간 고소작업차가 17:03 경 구조하였고, 소방굴절차는 17:13 경 8층에서 요구조자 1명을 구조하였습니다.소방굴절차의 운용이 지연된 이유는 현장의 무분별한 주차와 운용담당자의 숙련도 부족이 주요 원인인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 소방 헬기의 하강풍으로 인한 화재 확산여부도 검토하였습니다. 충북 음성 소재 훈련장에서 실제 헬기를 운용하여 화재확산 시뮬레이션을 실시한 결과, 특정한 조건 하에서는 약하게 건물 내부로 공기가 유입되는 결과가 있었습니다.

□ 재발방지대책

〇 이번 제천화재와, 이후 약 1달 후 발생한 밀양 세종병원 화재를 통해 드러난 문제점을 중심으로, 청와대 주관으로 화재안전특별 TF팀을 운영하였고, 충북에서도 소방업무 혁신기획단을 구성하는 등 종합적이고 근원적인 대책을 강구하여 왔습니다.

〇 먼저, 범 정부에서 화재안전특별 종합대책에 대해서는 어제 발표한 내용과 동일하므로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〇 충청북도에서도 이번 화재를 계기로 소방 정책에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부족한 현장인력을 확충하기 위하여 금년에 349명(신규정원 309, 퇴직 등 결원 40명)의 신규인력 채용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향후 2022년 까지 956명을 추가적으로 충원 할 예정입니다.출동체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하여, 초기 출동체계부터 화재보다 우세한 소방력을 집중투입하는 총력출동 시스템으로개편하였습니다.

또한, 일사불란한 상황관리와 현장지휘체계 구축을 위해, 서로 다른 장소에 위치한 소방본부와 상황실을 하나의 청사로 통합 하여 운영할 계획이며, 현재 충북 도의회 승인을 받은 상태입니다.소방본부와 소방서로 이원화되어 관리하던 무선통신장비는 지난 3월 소방본부로 일원화하였으며, 노후화된 아날로그 무전기는 디지털무전기로 금년 내 1,072대(차량용 122, 휴대용 950)를 전면 교체할 계획입니다.

현장지휘관 직위공모제와 현장지휘 능력 평가제를 도입하여 현장지휘 역량을 강화하였습니다. 이 밖에도 다목적 사다리차를 금년에 2대, 2021년 까지 全 소방서에 배치할 예정이며, 특히 65mm 관창을 체질화하고 GPS기반으로 소방용수시설 활용을 극대화하는 등 공격적인 화재현장 대응 전술 체계로 개선하였습니다.

□ 소방합동조사단에서는 4달이란 짧지 않은 기간 동안, 하나의 의혹도 남김없이 해소하고자 조사와 분석에 철저를 기해왔습니다. 특히, 가족을 잃은 황망한 와중에서도 다시는 불행한 사고가 재발되어서는 안된다는 유가족들의 바람과 의지를 채찍삼아,  유가족의 입장에서 조사에 임하여 왔고, 세부 조사사항에 이르기까지 유가족대책위원회와 긴밀한 협의하에 조사하였습니다.

□ 금번 2차 조사를 마무리 하면서, 그동안 넓은 마음으로 이해와 협력을 보여주신 유가족들께 존경과 감사를 드리며,국민 여러분의 변함없는 성원을, 보다 더 무서운 질책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편집자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