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13일 오후 8시 53분께 제천시 청전동의 한 마트 주차장에서 술에 비틀거리는 한 남성이 출동한 119 구급대원과 경찰관에게 저주에 가까운 폭언을 쏟아냈다.

욕을 먹으면서도 구급대원은 남성의 몸 상태를 확인했으나 별다른 부상은 없었다.

뒤늦게 이 남성이 사과하면서 넘어갔지만, 구급대원은 자괴감을 느꼈다.

충북소방본부에 따르면 2015년부터 최근까지 구조 현장에 출동했다가 구급대원이 폭행당한 건수는 모두 15건이다.연도별로는 2015년 6건, 2016년 5건, 2017년 4건이다.

전국적으로 범위를 넓혀보면 3년간 564건에 달한다.

취객이나 환자에게 맞은 구급대원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와 같은 후유증을 겪기 마련이다.

사건 이후 현장으로 복귀하더라도 구급활동을 하는 데 위축될 수밖에 없다.시민들에게 구급 서비스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는 게 소방 관계자의 설명이다.

소방 관계자는 "구급대원 폭행 문제가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사회적 문제가 된 지 오래지만, 아직도 끊임없이 비슷한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며 "시민들에게 구급대원 폭행 문제의 심각성을 적극적으로 나서서 알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국 최초로 제천 직능단체와 소방서가 손을 잡고 구급대원 폭행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한 시민운동에 나섰다.

양측은 금일(10일) 업무협약을 맺고 구급대원 폭행 방지 시민운동을 전개하기로 했다.

제천시 주민자치협의회와 바르게살기운동 제천시협의회, 제천시 여성단체협의회, 제천중앙라이온스클럽이 운동에 참여했다.

이들 단체는 지역에서 열리는 행사나 회의, 교육, 집회에서 구급대원 폭행 문제의 심각성을 널리 알리고 근절하는데 앞장서기로 했다.

김상현 서장은 "강력한 처벌도 필요하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교육·홍보하는 데 방점을 둬야 한다고 판단, 시민단체와 전국 최초로 시민운동을 해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김서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