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제천시 용두동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 관련 당시 진압에 나섰던 소방관에 대해 검찰이 18일 최종적으로 불기소처분 결정을 내렸다.

검찰은 "긴박한 화재 상황에서 진압에 집중한 소방관들에게 형사상 과실을 묻기 어렵다"고 불기소 이유를 밝혔다.

18일 청주지검 제천지청은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이상민 전 제천서장과 김종희 전 지휘조사팀장에 대해 최종적으로 공소권 없음의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이에 앞서 지난 12일 검찰은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를 열었다.

수사심의위원회는 사회 각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검찰 외부 자문기구다.

심의위원회에는 화재 피해자 유족과 두 소방관 및 변호인도 참여했다.

수사심의위원회는 화재 피해 관련인과 각계의 의견을 신중히 고려해 소방지휘관 2명에 대한 불기소 처분을 결정해 청주지검 제천지청에 이를 권고했다.

검찰의 불기소 처분 결정에 따라 이들에 대한 내부 징계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78명의 대규모 수사본부를 꾸렸던 충북지방경찰청은 "소방지휘관이 현장 상황 파악과 전파, 피해자 구조 지시 등 기본적 조치도 소홀히 했다"며 이 전 서장과 김 전 팀장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충북도는 지난 3월 공무원, 변호사, 대학교수 등 7명으로 구성된 충청북도소방공무원징계위원회를 열어 이들에 대한 징계를 1심 판결 시까지 유보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직위 해제됐던 이상민 서장은 지난 6월 복직됐다.

충북소방본부 관계자는 "검찰 처분 결과에 따라 징계 여부에도 많은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검찰 측 수사 결과 통보 한 달 내 징계위원회를 열고 수사 결과에 대해 세밀하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의 불기소 처분이 알려지자 유족들은 크게 반발했다. 류건덕 제천화재참사유가족대책위원회 대표는 "매우 유감이다. 검찰이 여론의 힘에 밀려 불기소 처분을 했다"고 주장했다.

류 대표는 "화재 등 대형 사고 발생 때 시늉만 하고 시민을 구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해도 처벌하지 못하는 잘못된 선례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유가족대책위원회는 오는 20일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대응책을 논의할 방침이다.

앞서 유가족 대책위는 제천 화재 참사 발생 300일을 맞은 지난 16일 '제천 화재 참사 당시 무능하고 안이한 대응을 했던 소방지휘관의 책임을 물어주세요'라는 청원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려 이 전 서장과 김 전 팀장의 기소를 촉구했다.(주은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