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시의회가 의원들이 합의한 본회의와 상임위원회 인터넷 생중계 방침을 스스로 뒤집어 논란이 되고 있다.

이러한 생중계 방침은 의회의 투명성을 높이고 시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로 홍석용 의장의 변화된 의회상 구현에 대한 의지로 평가받아 왔다.

그런데 일부 의원들의 반대로 백지화 위기에 놓이게 됐다.

제천시의회는 본회의와 상임위원회 인터넷 생중계 시스템 도입에 합의해 놓고 관련 예산안을 이번 추경에서 전액 삭감해 스스로의 신뢰를 저하시켰다.

시의회는 의회사무국이 2018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으로 편성해 제출했던 본회의·상임위원회 생방송 장비 구입비 4500만원을 전액 삭감해 논란이 되고 있다.

시의회는 지난 20~24일 열린 제268회 임시회에서 이 예산안을 승인한 뒤 생중계 시스템을 갖추고 시의회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본회의와 상임위원회를 생중계할 방침이었다.

이에 따라 시의회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본회의와 상임위원회 모습을 일반에 공개하기로 하고 관련 설비를 구축하려 했으나 예산안을 심의한 시의회 운영위원회는 이를 전액 삭감했다.

특히 시의회 업무를 보조하는 기구인 의회사무국이 제출한 예산안을 삭감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의회사무국은 예산안을 제출할 때 시의회 의장 등과 사전 협의하는 게 일반적인 관례이기 때문이다.

의회사무국은 이번 추경안에 시의회 노후 방송장비 교체비용도 포함시켰다.

그런데 제천시의회 일부 의원은 정작 필요한 인터넷 생중계 설비 구축 예산안은 삭감하면서 "시급하지 않은 노후 방송장비 교체 예산안은 왜 추경에 올렸나"고 지적하면서도 원안대로 승인하는 납득하기 어려운 행동을 했다.

시의회 운영위원회는 "인터넷 생중계 설비 구축 사업비는 내년 본예산안에 다시 제출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하고 있으나 본회의와 상임위원회 생중계에 부담을 느낀 일부 시의원들의 반발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동안 시민단체는 의회의 투명성 제고를 끊임없이 요구해 왔는데,제천시의회가 이러한 시민단체의 요구와 시민들의 눈높이를 고려하지 않고 이렇게 셀프로 생방송 예산안을 삭감한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본회의 생중계는 가능하나 상임위 생중계는 곤란하다는 것이 자치행정위와 산업건설위 소속 의원들 대부분의 의견으로 알려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원은 제천뉴스저널과의 통화에서 "예산안 증액보다는 삭감 밖에 할 수 없는 현 지방의회의 구조속에서 예산 삭감안 협의가 그대로 생방송으로 노출될 경우 소신을 갖고 삭감에 임하기 어렵다"는 뜻을 전했다.

특히 현실적으로 "새마을회와 주민자치위원회 등 직능단체 예산을 삭감할 때 이것이 생방송으로 노출될 경우 표를 먹고사는 의원들이 어떻게 예산안 삭감를 소신있게 할 수 있겠냐"며 "생중계는 탁상공론에 불과한 방침"이라 비판했다.

따라서 이러한 주장에도 일견 설득력이 있어 생중계를 본회의로 국한시키는 절충점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절충점과는 별개로 제8대 의회가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의원들이 합의한 생중계 방침을 전면적으로 시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의장의 권위가 훼손되고서는 의원들의 권위 또한 존중될 수 없고 의원들의 권위가 훼손되면 의장의 권위 또한 유지되기 어려운 현실속에서 제8대 의회가 대승적 견지에서 하나 돼 변화와 개혁을 통한 대시민 신뢰 회복에 보다 큰 비중을 둬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의장의 개혁적 의지에 의원들이 힘을 보태야 한다는 의회 주변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시의회 회의 중계는 제천시청사 내 TV를 통해서만 본회의와 상임위원회 실황을 중계하고 있어,제천시청 공무원이 아닌 일반 시민은 방청을 신청하지 않으면 시의회 회의 장면을 직접 볼 수 없다.

시의회 관계자는 "본회의와 상임위원회 인터넷 생중계는 시의원과 집행부 공무원 모두에게 회의장에서 좀 더 책임감 있는 발언을 유도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운영위의 요구에 따라 내년도 본예산안에 다시 편성할 방침"이라고 밝혔다.(주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