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뉴스저널=주은철 기자) 제천시립김영희닥종이미술관 건립을 둘러싸고 제천 미술계와 제천시가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첨예한 양측의 주장 가운데 어떤 주장이 보다 설득력이 있는지 2부에서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다.
▲비대위 주장-제천 미술역사를 만들어 낸 의미 있는 많은 미술인이 있으므로 이들을 배려한 시립미술관 건립이 필요하다.
비대위는 제천 미술역사를 만들어 낸 의미 있는 많은 미술인이 있다며,이중섭 화가가 한국의 고흐로 불렀던 김례호 선생 서양화의 거장 안영목 선생, 송계에 시화비를 세운 정대원 선생, 현대조각의 보석인 유영교 선생, 한국예총 예술인대상을 수상한 현수근 선생들을 열거하며,김영희닥종이미술관 대신 순수 시립미술관 건립을 통해 제천시민들에게 다양한 미술세계와 지역미술 역사를 접할 기회를 줘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장의 문제점은?
1.제천 미술계를 빛낸 김례호 선생,안영목 선생,정대원 선생 등을 폄훼해서는 안된다.그러나 한국 미술계의 거장 운보(雲甫) 김기창,고암(顧菴) 이응로,대향(大鄕) 이중섭,미석(美石) 박수근 선생 등의 미술관도 관람객 유치에 고전하고 있는데 단지 제천 미술계를 빛냈다고 이들 작품를 전시하면 관람객들을 끌어들일 수 있겠는가?
2.제천시립미술관이 제천 미술계의 역사성만을 강조한다면 언제까지 명맥이 유지될 수 있겠는가? 결국 외부 관광객 유치가 필수불가결한 조건이라면,제천 미술인을 중심으로 하는 시립미술관은 한계에 봉착하지 않겠는가?
▲해결책은?
대전 이응로미술관의 사례처럼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을 통해 공동전시를 통한 합작이 가능하다.유명 미술인들의 이름을 딴 대부분의 미술관이 상설전시관를 운영하고 있지만 대전 이응로 미술관은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으로 운영되고 있다.즉 이응로 선생의 작품 가운데 일부와 초대 작가의 작품이 계절별 시간별로 같이 전시되고 있는 것이다.관람객들을 유인하기 위해 고암 이응로 선생의 이름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을 통해 합작이 가능한 것이다.
제천시도 관광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동인요소를 위해 대중성이 확보된 김영희 닥종이 공예가를 전면에 내세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김영희 작품 전체를 상설전시하지말고 작품을 4-6개 파트로 나누어 초대 작가의 작품과 함께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을 한다면 다양성과 함께 관람객들이 1회 방문이 아닌 4-6회 방문이 가능해 도심 활성화에 더욱 기여할 것이다.
수장고에 보관된 작품을 1년에 4-6회 분할 전시하며,주제를 설정하는 동시에 한국의 고흐로 불렸던 김례호 선생,서양화의 거장 안영목 선생, 송계에 시화비를 세운 정대원 선생, 현대조각의 보석인 유영교 선생, 한국예총 예술인대상을 수상한 현수근 선생 등의 적품들과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하는 방법도 대안으로 고려할 수 있을 것 같다.
▲비대위 주장-개인 명의의 김영희 닥종이미술관 건립이 바람직하지 않다
비대위는 각기 다른 여러 미술분야의 훌륭한 작가와 다양한 미술세계를 외면하고 미술분야 중 공예, 공예분야 중 한지공예, 한지공예 중 닥종이 작업을 하는 한 작가만을 위해 공공의 미술관을 건립한다는 것이 있을 수 없는 일인가?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영희) 개인의 이름이린 이름으로 시립미술관이 건립돼서는 안돤다는 주장이다.
▲주장의 문제점은?
미술인 개인의 이름을 딴 국공립미술관은 전국에 즐비하다.제주 서귀포시에서 운영하고 있는 이중섭미술관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양구군립박수근미술관,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영암군립하정웅미술관, 제주도립김창열미술관 등 개인 이름을 전면에 내세운 국공립 미술관은 전국에 즐비하다.
이들 미술인들도 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미술인들이다. 따라서 김영희 공예가가 이들보다 결코 뒤쳐지지 않는다.제천 일부 미술인들이 그림을 그리는 미술인과 공예를 전문으로 하는 미술인을 같은 반열로 볼 수 없다는 차별적 시각이 저변에 깔려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그러나 김영희란 작가의 대중성은 어느 미술인에게도 결코 뒤쳐지지 않는다.또한 닥종이 공예가 갖는 동양적 정서로 인해 김영희 닥종이 미술관은 운보나 고암 선생의 미술관과 견주어도 대중성에서 결코 손색이 없다.
▲해결책은?
대표 브랜드로 제천시립미술관 건립에 김영희 작가의 이름을 전면에 내세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제천시의 입장이다.타협점과 접점이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미술계는 (제천 형편상) 시립미술관을 두 세개 지을 수도 없는 현실에서 제천시립김영희미술관이란 이름으로 공립미술관이 건립되는 것에 대해 괴리감과 이질감이 크다.한 번 시립이란 이름으로 미술관이 건립되면 다시는 시립으로 미술관이 건립될 수 없기에 시립에 김영희란 이름을 쓰는 건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렇다면 시립이 아닌 시립을 뺀 김영희 닥종이 미술관 건립도 고려해볼 수 있다.서귀포시가 조례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는 이중섭미술관도 시립이란 타이틀 대신 이중섭미술관이란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대전 이응로미술관은 대전시립미술관은 아니면서 대전시 산하기관의 공공 미술관이다.제천시에서 출연한 제천시문화재단 같은 대전시에서 출연한 대전고암미술문화재단에서 운영하고 있기에 시립이란 명칭을 사용하지 않는다.제천시문화재단에서 김영희미술관을 운영한다면,제천시도 대전 이응로미술관처럼 시립 대신 김영희닥종이미술관이란 이름을 사용하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다.
▲비대위 주장-제천시립미술관 건립 추진에 있어 제천시의 일방적이고 독선적인 진행과정이 있았다.
비대위는 제천시립미술관 건립 추진에 있어 제천시의 일방적이고 독선적인 진행과정과 제천 미술인의 의견이 왜곡되게 반영된 점, 공공성을 져버린 비상식적인 특혜성 사업계획, 합목적성에 부합하지 않는 공간계획과 운영계획 등에 대하여 고발하며, 이를 바로잡고자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장의 문제점은?
제천시는 2020년 10월 27일 제천시청 대강당에서 김영희 시립미술관 건립 계획 주민설명회을 개최했다.이 자리에는 13일 언론사에 '제천시립미술관의 올바른 건립을 위한 제천미술인 및 범미술인 공동성명서'를 배포한 '제천시립미술관의 올바른 건립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의 이종원 위원장도 참석했다.그 당시 이 위원장은 생생한 시민의 목소리를 들었다.
지형일 중앙동 주민자치위원장은 “중앙동 직능단체원은 사전회의를 통해 원도심활성화의 대승적인 차원에서 닥종이 미술관 건립을 적극 찬성하기로 했다”며 “도심 공동화, 경기불황, 인구감소로 제천을 대표하는 원도심 상권이 무너지고 있어 예술의 전당, 문화의 거리 자연형 수로, 재래시장 투어를 비롯해 닥종이 미술관을 관람하고 약선음식거리 까지 연계하여 관광객을 유입할 수 있는 콘텐츠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뜻을 밝혔다.
원정옥 봉양읍 주민자치위원장은 “닥종이 미술관이 들어와 즐길 수 있는 문화예술공간으로 아이들의 체험공간으로 활용되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화자 중앙동 주민자치위원회 고문은 “먼저 지역 작가도 작품을 전시해 공존했으면 한다”며 “시립미술관 건립은 먹고 사는 문제, 현실을 해결하자는 의미다”라고 주장하며,“(제천 원도심에는) 관광객들이 들어오기 어려운 상황이고, 이미 상권은 죽었다”며 “균형 발전 차원에서 김영희 닥종이 미술관이 들어와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이종원 위원장도 “김영희 작가는 존경하는 선배다. 후배로서 자랑스럽다. 미술관 건립에는 찬성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다만 ‘시립’이라는 명칭은 한 개 밖에 존재하지 않음으로 제천출신 작가의 소장 기회를 잃을 수 있다”며 “제천시립 김영희미술관"이라는 명칭 대신 다른 이름 사용을 건의했다.또한 "김영희 작가 말고도 제천에 미술인이 있다는 사실을 꼭 알아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제천시미술협회 소속의 한 회원은 “(김영희 닥종이)시립미술관 건립을 찬성한다. 하지만 ‘시립’이라는 용어 사용은 반대한다”며 ‘시립’ 자를 빼달라고 요구했다.
제천시 관계자는 “명칭을 두고 충북도와도 협의하겠다. 전국에 ‘시립’이면서 작가 이름이 들어간 미술관이 다수 있다. ‘시립’ 자를 빼는 방안을 검토해보겠다”고 답변했다.
종합해보면 비대위가 주장하는 제천시의 일방적이고 독선적인 진행과정과 제천 미술인의 의견이 왜곡되게 반영되었다는 주장은 사실에 기인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
2020년 10월 김영희닥종이미술관 건립 주민설명회 모습
▲해결책은?
이미 주민설명회, 미술협회 간담회(2회), 제천시의회와의 간담회(2회), 제천시의회와 미술협회 간담회 등을 거쳤지만 다시 한 번 제천시의 국과장 등 제천시 관계지와 제천시문화재단 관계자 제천 미술인 등이 머리를 맞대길 바란다.
원도심을 살리기 위해 대중성이 확보된 김영희 미술관 건립을 추진하되 대전 이응로미술관처럼 시립을 빼고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을 통해 제천 미술인들의 작품도 비중있게 전시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도 협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제주 이중섭미술관처럼 특정 층을 상설전시관으로 하고 여타 층에서 초대전 기획전을 열어 지역 미술인을 비롯해 여타 미술인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방안과 대전 이응로미술관처럼 상설전시가 아닌 계절별로 작품을 분할 전시하되 지역 미술가의 작품도 같이 전시해 함께 기획전을 여는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 방안을 논의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다.
▲제천시의 종합 의견
제천시는 시립미술관 건립을 위해 합리적이고 공개적인 절차를 이행했다고 했다.제천시는 주민설명회, 미술협회 간담회(2회), 제천시의회와의 간담회(2회), 제천시의회와 미술협회 간담회등을 개최하여 시의 계획을 알리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기회를 수차례 가졌다고 했다.
특히, 2020. 10. 27일에 개최한 주민설명회는 홈페이지공고를 통해 누구나 참석할 수 있는 자리로 진행하였으며,지역미술인들의 참석을 별도 안내하여 10여명이 신청하였고 모두 설명회에 참여하였다고 했다.
아울러 미술관 건립타당성 조사용역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5개월간 진행하였으며, 제천시민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바 75%에 이르는 시민들이 김영희 닥종이 작품을 전시 주제로 한 시립미술관건립에 찬성하였다는 뜻을 밝혔다.
전문가 의견을 듣고자 예총, 민예총, 미술협의를 포함한 지역내 문화단체, 세명대, 타지역 미술 전문가들로 구성된 시립미술관 설립 자문위원회와 미술관 건립에 대한 전문적인 의견들을 나누었음도 밝혔다.
제천시는 공립미술관 건립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사전타당성 검토가 가장 중요한 과정이라며,이를 통과해야만 도비(39억)를 지원받아 추진이 가능히다는 뜻을 밝혔다.
제천시는 우리지역 출신의 많은 미술인들을 존경하고 미술협회회원들의 예술활동을 적극 응원한다며,현재 건립예정인 제천시립미술관은 도심의 빈건물을 활용하여 유명작가의 작품으로 대중성을 확보하는 한편, 지역출신 예술인·지역활동예술인들을 위한 전시공간과 지역미술의 역사를 경험할 아카이브실도 함께 마련된다고 했다.
제천시는 시립미술관 건립과정에서 지역예술인들의 의견들을 계속 청취할 것이며,가장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시립미술관 건립에 힘을 모으겠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