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천만원의 자본금으로 급조된 회사가 부동산 개발이익으로 577억원의 막대한 배당이익을 챙겼다는 이른바 '화천대유 사건'이 민주당 경선의 최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경선 후보가 성남시장 재임시절 이뤄진 일로 특혜성 시비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해당 사건이 다소 복잡해 일반 국민들이 해당 사건의 실체를 파악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어 제천뉴스저널이 최대한 쉽게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전하고자 한다.(편집자 주)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일대 96m2(약 29만평)의 땅은 대부분 논과 밭이었다.이 땅을 매입해 아파트를 분양하면 그야말로 대박을 맞을 수 있다는 의견들이 제기돼 왔다.그러나 대박에는 전제조건이 따른다.
1.땅을 얼마나 싼 가격에 매입할 수 있나?
2.땅을 얼마나 신속히 매입할 수 있나?
3.땅 매입비용 등 자금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가?
4.미분양에 따른 위험성은 어떻게 할 것인가?
5.아파트 분양가격을 결정할 부동산 경기는 어떻게 될 것인가?
6.무엇보다 중요한 인허가 사항을 얼마나 빨리 매듭짓고 신속히 사업을 시행할 수 있나?
성남시는 이러한 난제들을 해결할 방안으로 민관공동 개발이란 방식을 택한다. 1,2번과 6번의 문제들은 성남시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해결하되 3,4,5번의 위험성은 민간에 넘기는 방식이었다.
민간은 1,2번과 6번의 문제만 해결된다면,3,4,5번의 위험성을 떠안더라도 성공의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할 수 있다.이러한 이해타산이 맞아 대장동 개발사업은 급물살을 타게 된다.
성남시는 성남시가 100% 출자한 공기업 성남도시개발공사를 설립하고 대장동 개발 프로젝트를 위해 만든 특수목적회사(SPC) 성남의뜰도 출범시킨다.성남의뜰 지분 50% 이상은 성남도시개발공사가 갖게 해 성남시가 주도적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방식을 취했다.
그러나 문제는 막대한 개발비용이었다. 토지매입 비용, 이주 보상비용,아파트 건설비용과 분양비용 등 조단위의 개발비용 부담이었다.
성남시는 이러한 개발비용 부담을 민간에게 넘겨 위험성을 회피하는 동시에 개발이익에 대해서는 일정부분 우선권을 갖는 협약을 체결했다.이렇게 성남시는 대장동 개발사업으로 약 5500억원을 환수했다.
이재명 후보는 그동안 성남시장 시절 이러한 대장동 개발사업을 “민간사업자들에게 돌아갈 이익 5,500억원을 공공에 환수한 사업”이라며 “단군 이래 최대 공익 환수 사업”이라고 치적을 홍보해왔다.
그런데 자본금 5천만원의 화천대유를 비롯해 투자사인 천화동인 등이 약 4천억원에 이르는 거액의 이익금을 챙긴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증폭되고 있는 것이다.그러나 이번 논란의 핵심은 이 사업에서 이재명 경기지사가 어떤 이익을 취했는가라는 소위 '떡고물론'이 논란의 중심이다.현재까지 이 지사가 어떤 개인적 이익을 취했는지는 밝혀진 것이 없다.
이와 관련 이 지사는 지난 19일 "부정하거나 단 1원이라도 부당한 이익을 취했으면 후보직을 사퇴하고 공직도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정면대응에 나섰다.

그렇다면 논란의 진실은 무엇인지 살펴보자.
Q 대장동 개발사업이란?
대장동 개발사업은 약 29만평의 부지에 약 5900여 세대의 아파트단지를 건립하는 사업으로 2천년대 초 LH 전신인 대한주택공사가 추진하다가 여러 이유로 계획을 잠정 중단한 사업이었다.다시 사업재개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당시 성남시 지역구 의원이던 새누리당 신영수 의원이 민간 개발 전환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하기도 했다.
그런데 2010년 이재명 현 경기지사가 성남시장으로 당선됐다. 이 시장은 취임하자 민간개발을 중단시키고 공공개발을 추진했다. 약 29만평의 논밭에 5,900세대의 아파트를 건립해 1만6천명이 살 수 있는 ‘미니 신도시’로 만드는 사업안이 확정됐다.
Q 그렇다면 왜 화천대유란 회사가 참여하게 된 것인가?
부동산 개발은 개발 여하에 따라 많은 수익도 발생하지만 그만큼 위험성도 따른다.
땅주인들을 일일이 설득해 ‘동의한다’는 도장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간단한 일이 아니다. 개발 자체에 반대하는 사람, 더 많은 돈을 받아야겠다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아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또한 법에서 정한 수준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고 해도 거주수요와 교통·교육·생활편의 시설 등에 대한 심사를 받아야 한다.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면 허가가 나지 않는다. 그렇게 십 수년째 ‘추진’ 단계에서 멈춰있는 개발 사업이 부지기수다.
그런데 성남시 같은 공공기관이 나서면 내용이 달라진다. 적용 법률이 수익사업에서 공익사업으로 바뀌며, 토지 강제수용도 가능하다. 땅주인 동의를 일일이 구하지 않아도 사업 추진에는 문제가 없다. 허가권을 가진 주체가 직접 개발하니 심사 리스크도 사실상 사라진다.
이러한 점을 간파한 이재명 시장은 개발을 추진하면서“시민이 맡긴 인허가 권한으로 생긴 불로소득은 시민들이 가져가야 한다”는 주장을 피력했다.
그러나 성남시엔 LH공사나 경기주택도시공사(GH),서울주택도시공사(SH) 같은 공기업이 없었다. 개발을 LH가 하면 일부 이익이 성남시로 돌아오지만 대부분은 직접 사업을 수행한 LH가 가져가게 된다.GH 역시 마찬가지 구조다.민간이 가져갈 이익을 공공이 가져올 발판을 만들었지만, 성남시가 직접 가져올 수단이 없었다.
이 시장은 성남도시개발공사를 만들기로 했다. 대장동을 직접 개발해 수익을 모두 가져오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2012년, 시의회에 ‘성남도시개발공사 출연금 조례’가 상정됐다. 하지만 당시 야당이던 새누리당 반대가 극심했다. 조례안을 두고 등원 거부 사태가 벌어졌다. 팽팽한 대립은 이듬해 시 예산 처리까지 영향을 줬다. 2013년 예산은 2012년 12월 31일까지 시의회를 통과해야 했는데, 개발공사 설립으로 대립하던 의회는 결국 법정 시한을 넘겨버렸다. 성남시는 결국 본예산 대신 예비비로 이듬해 시정을 시작했다. 도시개발공사 조례안은 석달 가까이 지난 뒤에야 가까스로 시의회를 통과했다.
논란 끝에 도시개발공사가 설립됐지만, 신설 공사는 대장동을 미니 신도시로 만들 돈도 실력도 없었다. 고민 끝에 이 시장은 신설 공사가 민간과 함께 하는 민관합작 형태로 사업을 추진한다. 공사와 민간이 회사를 만들고, 그 회사가 사업을 추진하되 이익을 상당부분 성남시에 귀속시킨다는 구상이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회사가 성남의뜰(일종의 지주회사)이고 땅주인에 대한 보상과 인허가를 추진하는 사업을 맡은 회사가 바로 화천대유다.
Q 화천대유 이익금에 대한 논란은?
화천대유의 자본금 5천만원은 ‘장사 밑천’이 아니다. 자본금이라고 하면 예를들어 식당을 차리는데 들어가는 보증금이나 인테리어 비용 등의 총액을 떠올리기 쉽지만, 회계상 자본금은 ‘주주들이 최초에 회사를 만들때 낸 돈’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자본금이 많으면 많을수록 더 큰 사업을 할 수 있는게 아니라는 뜻이다.
지난해 기준, 삼성전자 매출액은 166조원에 달하지만, 자본금은 그 1%에도 미치지 못하는 9천억원 수준이다. 하지만 그 누구도 삼성전자가 자본금 대비 수백배 부당 수익을 냈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렇게 말할수 있는 대상과 구조가 아니거니와 사실과도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최근 야당과 일부 언론이 “화천대유가 자본금 5천만원 대비 1천배 넘는 수익을 거뒀다”고 주장하나 이는 진실과 동떨어진 주장이다.
부동산 개발엔 막대한 자금이 들어간다. 기존 논·밭 매입 자금이 필요하고 주택이 있으면 이주 대책도 세워줘야 한다. 매입한 부지를 깨끗하게 철거하고 상하수도, 전기, 도로 등을 건설해야 한다. 대장동 개발의 경우 이렇게 들어가는 돈이 1조5천억원 가량으로 추정됐다.
문제는 개발 수익이 한참 뒤에 발생한다는 데 있다. 당장 땅주인에게 돈을 줘야 하는데 돈은 수년 뒤 아파트 분양이 끝나야 나온다. 때문에 초기 비용은 대부분 빚을 내 해결한다.
사업이 잘 될지 안될지 확신할 수 없는데 수천억원을 빌려줄 은행은 없다. 성남의뜰 주주에 5개 은행 등 금융기관이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은행이 단순히 돈을 빌려주는 것이 아니라 회사의 주인으로 참여함으로써 사업 완수에 대한 책임감을 높이고 더 저렴한 이자로 돈을 빌려줄 수 있도록 새로운 회사를 만드는 것이다. 일반인에겐 낯선 구조지만 업계에선 일반화된 절차다.
이렇게 만들어진 프로젝트 금융투자회사 성남의뜰은 주주이자 주요 대부처인 하나은행, 기업은행, 동양생명 등으로부터 모두 7천억원 규모의 대출을 약정한다. 사업은 그 대출로 진행됐다. 성남시나 도시개발공사는 비용 부담 없이 개발사업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런데 성남의뜰과 성남도시개발공사는 특별한 약정을 하나 더 맺는다. 수익 배분에 대한 약정이다. 공사는 개발사업으로 발생할 전체 이익을 특정 규모로 예상하고 그 예상에 따라 4,583억원을 공사에게 우선 지급해야 한다고 약정 했다. 개발사업으로 발생할 수 있는 이익을 성남시가 우선 받을 수 있게 의무화한 것이다. 대신 4천5백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수익은 얼마가 됐든 민간사업자에게 귀속되는 약정이었다.
실제 개발이익이 얼마였는지에 따라 약정을 보는 시각이 달라질 수 있다. 성남시가 대장동 개발 사업으로 6천억원을 남길 수 있다고 보고 4천5백억원을 가져갔다면 개발이익은 이 시장의 구상대로 상당부분 환수됐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이익이 1조원이 나왔다면 성남시가 환수한 개발이익은 절반에 불과하다.
현실에서 후자와 같은 상황이 발생했다.
사업이 추진될 2015년은 부동산 침체기였는데,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집값이 폭등하기 시작했고, 대장동 개발사업 수익도 덩달아 급증했다. 싸게 사들인 논·밭이 2~3년 뒤, 비싸게 팔렸다. 결국 성남시가 우선 환수한 4천5백억원은 실제 수익에 비해 예상만큼 크지 않았다.
성남의뜰 공시 보고서를 보면 사업이 시작된 이후 지난해까지 발생한 순이익은 6천억원을 넘어섰다. 사업 기간이 1년 남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민간사업자가 가져가는 이익은 예상보다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공사와 성남의뜰이 맺은 약정의 핵심은 성남시가 ‘우선’ 이익을 가져간다는 것이다.
개발이 모두 끝나고 총이익에서 주주비율대로 정산했다면 더 많은 수익을 가져갈 수 있겠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이재명 시장으로서는 대장동 개발로 발생하는 수익을 공공이 환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임기가 정해진 민선 시장으로서 추가 재원을 빨리 활용하겠다는 계산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예측할 수 없는 부동산 경기에 따른 리스크를 줄인 측면도 있다.화천대유가 배당으로 가져간 금액은 577억원에 달한다.과도해 보이지만, 수익환수 시점·약정·배당구조를 감안하면 특혜라고 보기 힘들다.
한편 이재명 후보는 지난 14일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개발사업 진행 과정에서 사업 참여자의 수익이 너무 많다고 판단해 920억원 규모의 기반시설을 사업자가 시행하도록 조치해 추가 환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대장동 개발이익 환수 규모는 애초 4천5백억원에서 5천5백억원 규모로 늘어났다. 약정보다 더 많은 수익을 갑자기 빼앗긴 민간사업자는 “이재명이 공산당 같더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920억을 민간업자에게 부담시킨 일은 이재명 경기지사가 이번 화천대유 사건에서 결백을 입증할 반증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대장동 개발사업에 SK증권이 투자자 6명의 자금을 신탁받아 성남의뜰 주주로 참여했는데,투자자 6명이 받아간 배당금이 무려 3,46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투자자 6명이 누구인지, 배당률 선정 과정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추가적인 설명이 필요해 보인다. 또한 이들과 이재명 후보자와 관련성 여부는 관심사로 수사가 필요해 보인다.
이와 관련 이재명 지사는 “대장동 공영개발에 대한 수사를 공개의뢰한다"며,제기되고 있는 모든 왜곡과 조작을 하나부터 열까지 샅샅이 수사해달라. 모든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을 약속한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재명 지사가 대장동 개발로 확보한 5천5백억원은 성남시에 쓰였다. 미니 신도시로 조성되는 대장동 인근에 터널을 뚫고 도로를 만드는데 1천억원이 쓰였다. 2천700백억원은 제대로 된 공원 하나 없는 성남시 한복판에 자연공원을 조성하는데 쓰였다. 이 지사는 과거 도지사 선거 시절 “5천5백억원을 성남시가 벌었다. 그 돈으로 팍팍 썼다. 그러고 나서도 1,800억원이 남았다”고 했다.
결론적으로 성남시가 대장동 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 돈 한푼 내지 않고 약 5천5백원을 환수한 건 평가할 일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화천대유와 투자사인 천화동인에 대한 특혜설,권순일 전 대법관의 화천대유 고문 영입 논란 등은 앞으로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할 부분이나 이재명 지사와의 직접적인 관련성 여부는 좀처럼 쉽게 밝혀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주은철 기자)
개발되기 전인 2009년 성남시 대장동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