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시민들과 제천시 공무원,그리고 제천의 오피니언 리더들과 전국의 역사학자들께 수천년 동안 감춰졌던 의림지에 대한 진실을 알리고자 한다.   

이것은 기자에게 주어진 숙명이다.

먼저 의림지는 단순한 저수지가 아니라는 것이다. 역사시간에 김제 벽골제,밀양 수산제,제천 의림지 등을 같은 선상 놓고 고대의 저수지로 일컬은 것은 잘못된 것이다.

의림지는 단순한 저수지가 아니라 대한민국 최초의 다목적 댐이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의림지가 그동안  농업용수를 위해 축조된 단순한 저수지로 치부됐던 것은 제천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의림지가 축조되지 않았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안모산 밖모산을 비롯해 청전동과 하소리까지 여름이면 물난리를 겪었을 것이다.

물난리 뿐만 아니라 고대 선조들이 경작했을 농작물도 여름이면 홍수에 모두 흽쓸려 갔을 것이다.

이러한 재난을 보다 못해 의림지가 축조된 것이다.

의림지를 지금의 시각으로 보면 단순한 저수지겠만,축조 당시 변변한 기계하나 없이 민초들의 손과 발로 지어진 의림지는 그만큼 절박성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며, 그 당시에는 거대한 댐이었던 것이다.단순히 농업용수 확보를 위해 대역사를 감행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는 1972년 대홍수를 경험했다.

그 당시 밀려드는 물로 의림지 둑이 터져 하소리 등이 홍수 피해를 입었지만 만약 의림지가 없었다면 피재골과 용두산에서 밀려드는 물은 그대로 안모산 밖모산을 거쳐 청전동과 하소리까지 휩쓸고 갔을 것이다.

의림지는 이러한 여름철 홍수를 막기 위해 축조된 댐이었던 것이다.

용추폭포나 의림지 제방 아래 비탈진 경사면을 보면 의림지가 축조되기 전에는 피재골과 용두산으로부터 흘러드는 물이 작은 시내를 이뤄 흘렀지만,여름철에는 가늠하기 힘든 양의 물이 일거에 몰리면서 용추폭포나 의림지 제방 아래의 급경사를 만든 것으로 풀이된다.  

수천년 동안 의림지의 물이 마르지 않고 일정량의 담수를 이어온 것은 의림지가 댐이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지금 김제 벽골제나 밀양 수산제에는 의림지 같은 담수가 없다.의림지와 같은 저수지로 착각하고 찾았다가는 낭패를 보기 쉽상이다.

그곳은 단순한 저수지 기능이라 물이 지금껏 남아 있을리 없지만,제천 의림지는 백성을 아끼고 사랑했던 목민관이 여름철이면 되풀이되는 대홍수의 피해로부터 백성을 보호하고자 기계나 장비없이 맨손으로 백성들과 함께 최초의 댐을 만드는 대역사를 감행했기에 지금껏 물이 가득차 있는 것이다.

김제 벽골제나 밀양 수산제에 들어있지 않은 옳을 의(義)가 들어 있는 제천의 의림지는 바로 위민애민의 정신이 깃들어 있는 것이다.

기자는 제천 의림지에 옳을 의(義)자 들어간 연유를 백성이 지은 이름으로 해석하고 싶다.

홍수로부터 생명과 재산을 지켜낸 대역사를 끝내고 그 벅찬 감격과 고마움에 이름에 옳을 의(義)를 넣어 기렸을 것으로 풀이하고 싶다.

역사학자들은 제천 의림지가 저수지로 본래 "임지"라 하였는데 고려 성종 11년(992)에 군현의 명칭을 개정할 때 제천을 '의원현' 또는 '의천'이라 하였으며, 그 후에 '의'를 붙여 의림지라 부르게 되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왜 제천을 특별하게 옳을 의를 넣어 '의원현' 또는 '의천'이라 불렀는지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의림지의 유래를 꿰맞추기 위해 "임지"란 이름이 등장했고, '의원현'과'의천'에서 의를 따와 의림지를 조합해 낸 것이다.

여기서 역사적인 사실은 제천을 '의천'으로 불렀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즉 고려 이전부터 의림지는 임지가 아닌 의지(義池) 또는 의제(義堤) 등으로 불렸기에,또한 고려조에서는 의림지 축조 정신을 알았기에 고려 성종은 제천을 의천(義川)으로 불렀던 것이다.

세종실록지리지에도 의림지가 의림제(義臨堤)로 표기되어 있다. 즉 '의가 임하는 제방'이란 의림제(義臨堤)는 의림지 축조 정신을 가장 잘 표현한 명칭으로 평가된다,결국 후세들이 의림지를 의림(林)지라 한자 표기를 했지만,세종실록지리지에 의거 의가 임하는 의림지(義臨池)로 표기하는 것이 의림지의 바른 한자로 풀이된다.

결국 제천 의림지에서 義자가 사라진 경우는 역사서에는 없다.그만큼 의림지에서 義는 역사성이 있는 것이다.

그와 맥을 같이 해 기자는 끝으로 제천이 구한말 의병이 발상지가 된 것은 바로 의림지의 義와 연관이 깊을 것이란 사실도 전하고 싶다.

구한말 의병장 운강 이강년 선생도 의림지를 찾아 결기를 다졌다는 기록이 있고, 하소동 야산에서 발견된 홍사구 의병의 시신을 의림지가 바라보이는 작은 언덕에 안치했던 것도 모두 백성을 사랑했던 의림지 축조 정신의 義를 계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제천시는 의림지 안내판에 왜 의림지에 옳을 의가 들어있는지를 제천의병과 연계해 스토리텔링을 만들어야 한다.

그 일은 후손인 우리가 (민초를 위해) 의림지를 축조한 목민관과 백성들의 피와 땀의 정신을 계승할 필연적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지금 제2의림지가 1972년 대홍수의 교훈을 통해 피재골과 용두산으로부터 밀려드는 물을 담기 위해 만들어진 (간이) 댐이듯이 제1의림지 또한 백성들의 피땀어린 농작물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진 우리나라 최초의 다목적댐이라는 사실을 잊어는 안될 것이다.

그러기에 제천시민들은 의림지란 명칭에 무궁한 자긍심을 느껴야 하며,그 이름은 목민관이 지어준 (아니 민초인 우리 스스로가 만든) 이름이라는 사실을 세세토록 잊어서는 인될 것이다. 

의림지 원래의 본 정신을 찾는 것,이것은 기자에게 주어진 숙명이다.

의림지에 댬겨 있는 물은 단순한 물이 아닌 의(義)가 담겨 있다는 이른바 수의론(水義論) 즉 "의림지 물은 물이 아닌 의(義)로움이다"란 의수론(義水論)을 기자는 제천시민들께 고하고 싶다.

그래야 비로소 의림지에 義자를 사용한 그 깊은 정신이 확연하게 다가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