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엔  깊은 정치 불신의 아픈 역사가 있다. 청풍지역이 수몰되는데도 이를 주민들께 제대로 알리지 않고 선거 때 나와 다리를 놓아 주겠다고 공약을 내걸고 표를 도둑질해간 정치인이 있었다.

원주민한테는 어떤 보상 보다도 고향이 수몰되고 고향을 떠나야 한다는 것은 목이 메이며 슬프고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고향을 떠나는 것은 마음과 영혼의 화상(火傷)인 것이다.그러한 주민들의 아픔을 헤아리고 보듬어 줄 생각은 하지 않고  후일의 따가운 눈총도 아랑곳하지 않고 오직 당선만 되고 보자는 식의 정치행태야말로 정치불신의 주범이요 원조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또, 한 정치인은 충주댐 수문을 열지 않고 중앙정부와 수도권의 눈치만 보다가 제천인근  도담(매포)이라는 지역을 초토화 시키는 실정을 저질렀다. 많은 주민들이  지금의 매포 평동으로 이주했지만, 도담삼봉의 유서 깊은 작은 소도시를 송두리째 날려버리고 실향민이란 아픔을 원주민들의 가슴에 화상(火傷) 자국처럼 남겨 놓았다.

제천의 정치역사는 기쁨과 환희 희망과 도약보단 비애와 절망 불신과 거짓의 역사였다.

정치인들의 치열성과 진정성 거시적 관점에서의 고향에 대한 걱정과 조망은 시민들에게 아직도 냉소적이며 불신의 평가를 받고 있는게 작금의 현실이다.

매번 포장지는 그럴듯해서 뜯어보면 내용물은 보잘것없고 초라하고 포장지만 현란하니 제천시민들이 느끼는 정치불신과 실망감은 전국 어디를 견주어도 결코 작다고 할 수 없는 게 부끄럽게도 오늘  제천의 현실인 것이다.

제천시의회 성명중의장의 청탁압력 사건은 다시 한번 제천에 정치불신의 역사를 덧씌운다. 거리에서 시민들께  머리숙이고 손을 흔들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시민을 위하고 바른정치를 하겠다고 했으나 급기야 "시민을 대변하겠다고  당선되어 사익을 위해 불철주야 뛰는 당신"이란 플랭카드가 제천시청에 나부끼고 있다.

혹자들은 노조를 탓하기도 하지만 먼저 자신을 돌아보고 무엇이 문제인지를 살펴야 할 것이다. 조반유리(造反有理) 즉 모든 반항과 반란에는 나름대로 정당한 도리와 이유가 있다고 했다. 노조의 플랭카드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몇일후면 의장은  동유럽 국외연수를 떠날 것이다.

넓은 세계를보고 제천을 위해 고향을 위해 조국을 위해 어떤 정치인이 되어야 하는지 유럽으로 오가는 창공과 이국땅의 대지에서 성찰을 통한  환골탈태의 굳은 각오를 다지는 시간들이 마련되기를 바래본다.

정말 제천시의회 의장의 말대로 청탁이 해당 공무원에게 민원해결 차원의 부탁이었다면  억울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인식이 결국 사태를 이지경까지 몰고온것은 아닌지 되돌아 봐야 할 것이다. 우울증과 징계압박에 시달리는 해당 공무원의 고충은 예전의 그 어떤 사건을 또 데자뷰하게 만든다.

정말 성명중의장의 잘못이 사과문에서 밝힌 두가지 사안뿐이라면 이번 사태는 수습의 국면을 맞이할 수도 있지만  또다른 사건들이 불거져 나온다면 걷잡을 수 없는  파문을 가져올 것이다. 보이는게 다가 아닐 때도 있는 것이다.

형식을 걷어내고  제천에 팽배해 있는 정치불신의 역사를 걷어내겠다는 굳은 각오가 없다면 그리고 진정한 자기희생이 없다면  스스로에게 질곡(桎梏)의  악순환은 되풀이 될 것이다. 지금 제천엔  정치인은 있지만, 참다운 정치는 없다라는 탄식이 흘러 나온다. 제천에 짙게 드리워져 있는 정치불신의 장막이 걷어져 버리우고 새로운 정치희망의 시대는 과연  도래할 수 있을까.....연령에 의한 단순한 새대교체가 아니라 가짜와 진짜의 진정한 교체는 언제쯤 우리 제천에서 가능한 것일까....우리 제천을 둘러싸고 있는  흑암들이 가슴을 짓누른다.(주은철 편집국장)